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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APEC서 中·日 정상회담 가능성

김진홍 기자
등록일 2025-10-24 15:23 게재일 2025-10-2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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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다카이치 총리 취임에 중국 리창 총리만 축전···시 주석은 ‘침묵’
中 “외교 관례에 따른 조치” 해명에도, 다카이치(高市) 경계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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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에서 이번에 취임한 일본 다카이치 총리와 중국 시 주석 간 정상회담이 열릴지에 대해 외교관계자들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경북매일 미디어팀

중국이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 취임에 대해 이례적으로 리창(李強) 국무원총리 명의로만 축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외국의 신임 총리에게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직접 축하 메시지를 보냈던 관례를 고려하면, 이번 대응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일본 현지 언론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리창 총리는 21일 자민당 총재 선거를 통해 새 총리로 취임한 다카이치 총리에게 축전을 전달했다. 그러나 시진핑 주석은 축전을 보내지 않았고, 중국 정부도 관련 사실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외교 관례에 따라 적절한 절차를 마쳤다”고만 언급했다.

△시(習) 주석, 스가(菅)·기시다(岸田)·이시바(石破) 총리에는 직접 축전

다카이치 총리 이전의 일본 역대 총리 3명 —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에게는 모두 시 주석이 직접 축전을 보낸 바 있다.
특히 기시다 내각 출범 당시에는 중국 외교부가 “중일 양국은 중요한 파트너”라고 명시한 논평을 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번 다카이치 총리 취임 때 시 주석이 침묵한 것은 새 정권의 대중 노선을 관망하려는 신호라는 분석이 일본 외교가에서 제기되고 있다.

△中, “극우 정치인” 경계심 노골적

중국 관영 인민일보는 다카이치 총리를 “우익 정치인의 대표격”으로 규정하며 경계심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과거부터 야스쿠니신사 참배 옹호와 대만 방위 협력 강화 등을 주장해 왔으며, 총리 취임 후에도 같은 행보를 이어간다면 양국 관계가 급속히 냉각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중일 외교 관계의 한 소식통은 “중국은 다카이치 내각이 실제로 대중 강경책을 유지할지 지켜본 뒤 대응 수위를 결정하려는 듯하다”고 말했다.

△경주 APEC에서 중·일 정상회담 성사될까

당면한 관심은 양국 정상급 대화가 성사될지 여부다. 다카이치 총리는 26일부터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ASEAN 정상회의, 31일부터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조율 중이다.
중국은 리창 총리가 ASEAN, 시진핑 주석이 APEC 회의에 각각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이 두 회의 계기를 활용해 중·일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이번 ‘축전’과 관련한 외교적 스탠스는 앞으로 중일 관계의 방향을 가늠할 정치적 신호로 해석된다.
시 주석이 직접 나서지 않은 것은, 다카이치 총리가 추진할 안보·대만·야스쿠니 정책이 ‘중국에 대한 도전’으로 비칠 가능성을 의식한 조심스러운 행보로 보인다.
만약 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주석과 다카이치 총리의 첫 대면이 성사될 경우, 동북아 외교의 새 균형점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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