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미사일 부대 철수해도 군사시설보호구역···호미곶 주민들, 여전히 재산권 제한

김보규 기자
등록일 2025-10-20 16:06 게재일 2025-10-21 5면
스크랩버튼
Second alt text
공군 제1미사일방어여단 예하 공군 제8530부대가 철수한 호미곶면 고금산 일대 대보리에 ‘군사시설보호구역’  경계표석이 설치돼 있다. 

공군 제1미사일방어여단 예하 공군 제8530부대가 철수한 지 2년이 지났지만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일대는 여전히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묶여 인근 주민 재산권이 제한되고 있다. 

59년째 이어진 규제에 묶인 호미곶면 주민들은 “창고 하나조차도 못 짓는다”라면서 조속한 해제를 촉구하지만 군당국은 묵묵부답이다. 

20일 포항시 등에 따르면 호미곶면 구만리·대보리 일대 3곳 걸쳐진 32만1047㎡의 공군 제8530부대는 2023년 2월 철수를 완료했다. 

구만리 530번지, 구만리 산12번지, 대보리 735-21번지 등 3곳의 공군 소유 부지 25만2549㎡ 중 구만리 530번지 일대(5만3428㎡)는 관사와 연병장으로 쓰여 지뢰가 없지만, 지뢰가 매설된 나머지 2곳은 군사시설보호구역로 지정돼 있다.

고금산이 있는 대보리 735-21번지(7만5228㎡)는 과거 미사일 발사대와 통제실 등이 있었고, 봉화산 일원인 구만리 산 12번지 일대(12만3893㎡)는 사격장으로 활용했다. 국방부의 후방지역 지뢰 매설지 및 제거 현황에 따르면 고금산과 봉화산 일대에는 지뢰 343발이 매설돼 있다. 군당국은 별다른 설명 없이 지뢰제거 작업을 중단한 상태이며, 공군 제1미사일방어여단도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뢰 제거와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 절차가 지지부진하면서 건축물 신축과 증·개축, 토지 형질 변경 등은 여전히 제약받고 있다. 

하기동 호미곶 공군부대 이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와 더불어 포항시가 국방부와 협약을 맺어 이전 부지를 매입하거나 공원화해야 한다”고 했다.

문중 땅이 군사시설보호구역 주변 제한보호구역 500m 안에 묶여 재산권 행사가 어렵다는 문두하씨는 “호미곶면 발전을 위해서라도 군사시설보호구역을 해제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포항시의 호미반도권 개발계획과 연계한 공군 부대 이전 터 활용 계획도 답보 상태다. 포항시는 지난 2월 26일 ‘호미곶 공군부대 이전 부지 활용 기본구상 용역’에 착수했지만, 부지 매각 관련 공군의 답변이 늦어지면서 용역을 보류했다. 

포항시 민자사업추진팀 관계자는 “부지 매입 가능 여부를 공군 제1여단에 문의했지만, 공군본부와 국방부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어 회신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뢰 제거가 선행돼야 부지를 매입할 수 있는데, 지뢰 제거도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사진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사회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