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와칠공주, 래퍼 슬리피의 ‘쇼미 모자’ 들고 무대 오른다 열정 만큼은 이미 우승자
"흥과 음악에는 나이가 없다~~"
칠곡군의 할머니 래퍼들이 대한민국 힙합 서바이벌 오디션 ‘쇼미더머니12’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수니와칠공주’라는 그룹명으로 활동 중인 이들의 평균 나이는 85세이다. 이들은 칠곡군 지천면에 거주하는 여덟 명의 할머니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한글을 배우고 랩을 시작한 이후 방송과 공연, 광고 무대에 올라 ‘K-할머니’라는 별칭을 얻으며 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지난해 칠곡군 쩜오골목축제에서 열린 할머니 래퍼 배틀대회 ‘쇼미더 할머니’에서는 우승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다.
‘쇼미더머니12’ 도전은 김태희 할머니(81)의 제안에서 비롯됐다. 김 할머니는 경로당 TV에서 방송 참가자 모집 광고를 보고 ‘우리도 나가보자’며 그룹을 결성했고, 할머니들은 여름 내내 랩 연습에 매진하며 본격적인 오디션 준비를 했다.
도전곡으로는 자신들이 쓴 시를 랩으로 변형한 ‘우리가 빠지면 랩이 아니지’라는 메들리를 선택했다. 박점순 할머니(84)는 ‘흥과 음악에는 나이가 없다’며 젊은 참가자들 사이에서도 당당히 무대에 설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들의 도전에는 ‘래퍼 슬리피’가 홍보대사로 참여하고 있다. 2017년 ‘쇼미더머니6’에 출연해 큰 인기를 끌었던 슬리피는 할머니들의 열정에 감탄하며 ‘이미 우승자’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자신이 받은 ‘쇼미 모자’를 할머니들에게 선물하며 그들의 열정을 북돋았다.
‘쇼미더머니12’ 예선은 이달 중 예정돼 있다. 수니와칠공주 외에 칠곡군의 또다른 할머니 래퍼 그룹 ‘텃밭 왕언니’도 참가한다. ‘텃밭 왕언니’는 지난해 ‘쇼미더 할머니’에서 수니와칠공주에게 패배했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승리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수니와칠공주의 도전은 단순한 예능 참여를 넘어 칠곡의 문화적 저력과 어르신들의 도전정신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것”이라며 “여든을 넘긴 어르신들이 힙합 무대를 향해 직접 문을 두드린 사실만으로도 전국에 큰 울림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호평기자 php111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