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화작가 김덕기 '꽃 이야기’ 展 26일까지 옻칠아트 려연갤러리
포항의 중진 옻칠작가 김덕기 작가의 개인전 ‘칠화: 꽃 이야기’ 전이 개최된다. 오는 26일까지 포항시 북구 장량로에 위치한 옻칠아트 려연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옻칠의 독특한 광택과 질감을 활용해 꽃의 생명력, 시간의 흐름을 표현한 작품 30여 점이 선보인다.
전통 옻칠의 깊이와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진 꽃의 생명력을 담은 작품들은 작가의 ‘자연의 본질 탐구’ 테마를 이어가며, 옻칠 회화의 기술적 완성도와 철학적 깊이를 동시에 보여준다. 자연과 삶의 순환, 영원을 탐구하는 서사를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김덕기 옻칠작가의 작품은 꽃을 소재로 한국적 미감을 현대적으로 독특하게 재해석한다. 옻칠 특유의 깊고 풍부한 색감 위에 분홍, 보라, 흰색 꽃들이 세밀하게 배열돼 있으며, 자연의 생명력과 화려함을 동시에 담아냈다.
작가는 옻칠의 느린 제작 과정과 층층이 쌓아 올린 질감을 통해 ‘생명의 언어’와 ‘시간의 기록’을 구현해냈다. 대표작인 붉은 바탕 위 연꽃을 담은 칠화 ‘25B03’은 전통 옻칠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연꽃의 고결함과 정신적 숭고함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단순한 구도 속에 강렬한 시각적 울림을 담아 삶의 희망과 깨달음을 상징하며, 표면에 흩어진 금빛 무늬는 신비로운 분위기를 부여한다.
칠화 ‘25B07’ 은 화폭을 가득 채운 작은 꽃들이 찰나의 순간을 초월한 ‘시간의 정원’을 연상시킨다. 반복되는 패턴과 색채 대비를 통해 시각적 리듬을 형성하며, 옻칠의 광택과 질감이 입체감을 더한다. 작가는 전통 공예 기법에 현대적 감각을 접목해 자연의 순환과 아름다움을 강조했으며, 이는 그의 작업 세계관인 ‘생명의 지속성’과도 연결된다.
김덕기 작가는 “옻칠은 기다림의 예술이자, 순간 속에 영원을 새기는 작업”이라며 “관람자들이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발견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그는 대학에서 미술을, 대학원에서 옻칠 조형을 전공했으며, 전국 사찰과 목조건축물에서 단청·옻칠 작업을 통해 전통 기법을 익혔다. 2022년부터 포항에서 ‘옻칠아트 려연’ 작업실을 운영하며 독자적인 칠화 세계를 구축해왔다.
‘칠화: 꽃 이야기’ 전 관람 시간은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월요일은 휴관이다. 관람료는 무료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