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이 전한 TK 추석 민심 중국과 관계 너무 가깝게 느껴져 미국 농산물 수입 문제 등 큰 우려 K-스틸법 빨리 통과 요청도 많아
대구·경북(TK)의 올해 추석 밥상머리 화두는 경제였다.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 대중(對中) 정책과 농산물 수입 문제 등 불안 요인이 겹치면서 지역민들은 “먹고살기 힘들다”는 말로 추석 연휴를 보냈다. TK민심은 위기 극복을 호소하는 질책과 정쟁에 대한 피로감, 그리고 ‘그래도 잘해주길 바란다’는 기대감이 복잡하게 뒤섞인 분위기였다.
국민의힘 이인선(수성을) 대구시당 위원장은 “시민들이 국가 부채, 관세 문제, 중국 무비자 정책 등에서 불안감을 드러냈다. 특히 중국과의 관계가 너무 가깝게 느껴져 불안하다는 반응이 있었다”면서 “싸움보다 위기 극복에 집중해야 한다, 분열하지 말고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고 전했다.
재선의 강대식(대구 동·군위을) 의원은 “나라가 어떤 쪽으로 흘러가는지 우려가 많았다. 공산국가로 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었다”며 “명절 밥상에서는 ‘못 싸운다’라는 질책이 여전했지만, 그 안에는 ‘그래도 잘해주길 바란다’는 기대감도 섞여 있었다”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임미애(비례) 경북도당 위원장은 “예전 명절처럼 정치 이야기로 대립하거나 비난하는 분위기가 사라졌다”며 “국제 정세, 특히 미국과의 관계나 농산물 수입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컸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잘하고 있으니 미국이 한국 농업을 어렵게 만들지 않도록 해달라는 요청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허소 대구시당위원장은 “이재명 정부에 대한 평판이 출렁이지 않고 유지되는 것 같다”면서 “소비쿠폰으로 숨통이 틔였다는 반응도 많았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 부부의 예능 출연을 비판하는 의견도 공통적으로 나왔다. 지역의 한 초선 의원은 “국가전산망 화재와 관세 협상 등으로 어려운데 대통령이 예능에 출연해 웃고 즐길 상황이냐는 비판이 많았다”고 했다.
포항에서는 한국 철강의 최대 수출 시장인 유럽연합(EU)이 수입 철강에 대한 무관세 물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초과하는 물량에 50% 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국민의힘 이상휘(포항남·울릉) 의원은 “철강산업에 대한 우려로 K-스틸법이 언제 통과되는지, 빨리 통과되게 해달라는 요청이 많았다”면서 “경기 침체로 지역 공동화 현상에 대한 불안감도 높았다”고 설명했다.
/장은희·고세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