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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억 투입’ 포항 국제여객터미널, APEC은 남의 일···정상 운영은 ‘캄캄’

단정민 기자
등록일 2025-09-15 15:42 게재일 2025-09-1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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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찾은 포항국제여객터미널 내부 공사가 중단된 탓에 2층 벽면의 콘크리트가 그대로 노출돼 있다. 

해양수산부가 2021년 4월부터 196억 원을 들여 공사중인 포항 국제여객터미널이 준공조차 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특히 APEC 정상회의 경제인 행사에 참여하는 기업인 1100여 명이 850개 객실과 250개 객실을 갖춘 크루즈 선박 피아노그랜드호와 이스턴비너스호를 통해 10월 28일 영일만항에 입항해 플로팅 호텔 형식의 해상 계류형 숙박시설로 활용하지만, 국제여객터미널은 무용지물이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 운영지원과 관계자는 “국제 부두에 필요한 보안 시설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아 외국 배는 접안할 수 없다”며 “APEC 기간 크루즈 호텔이 들어오더라도 여객 입출국과 CIQ(출입국·검역) 업무는 영일만 컨테이너 부두를 운영하는 포항영일만컨테이너(PICT)가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15일 찾은 국제여객터미널은 5만t급 크루즈선 접안 목표에 걸맞은 위용을 드러냈지만, 내부에서는 ‘공사 관계자 외 출입금지’ 안내판과 철제펜스만 마주할 수 있었다. 공사용 자재가 쌓인 채 공정이 멈췄고, 울릉도행 연안 여객선이 드나드는 대합실과 매표소만 불을 밝히고 있었다. 

해양수산부는 2020년 11월 7만5000t급 크루즈선이 입출항할 수 있는 길이 310m, 수심 11m 규모의 여객 전용 부두를 362억 원을 들여 준공했다. 2021년 4월부터는 연 면적 8663㎡, 연간 7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국제여객선터미널 공사에 196억 원을 투입했지만, 그해 10월 준공 목표는 차일피일 미뤄졌다. 이용객 수와 불분명한 수익성 논란이 겹치며 공사는 지연됐고, 현재는 외부 건물만 완성한 상태다. 

포항시는 2010년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고 매년 국제 크루즈선을 맞이했지만, 국제여객터미널 미완공 탓에 출입국·검역(CIQ) 시설은 매번 임시로 설치해 크루즈 관광객을 맞는 실정이다.

정부가 뒤늦게 내년 예산안에 포항 국제여객터미널 운영시설 공사비 51억 원을 신규 반영했지만, 정상 운영은 장담할 수 없다. 

경북 국정과제 국비 1조3800억 원 중 포항영일만항 복합항만개발 1112억 원, 영일만 횡단 고속도로 285억 원, 소형선부두 축조 132억 원과 함께 이번 운영시설 예산이 포함됐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 항만건설과 관계자는 “내년 4월 발주를 목표로 계약과 절차를 거쳐 상반기 중 착공할 계획”이라며 “전체 사업비 101억 원 중 이번에 확보된 51억 원은 내부 시설 공사에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운영지원과 관계자는 “전기 면허가 없어 공사가 지연된 상태“라면서 ”건설과에서 준공이 이뤄지고 운영지원과로 이관되더라도 선사가 해수부 면허를 취득해 국제선을 운항하겠다고 신청해야만 터미널로서 기능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정확한 시기를 예측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글·사진/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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