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과·도로철도과 협업으로 정비공사 본격 추진
세계유산 병산서원으로 향하는 진입로가 드디어 새 단장을 앞두고 있다.
안동시는 21일, 풍천 병산도로(군도 5호선) 정비공사가 국가유산청의 최종 심의를 통과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수십 년간 비포장 상태로 방치돼 주민과 관광객에게 불편을 초래해온 숙원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병산서원은 조선시대 유학 교육의 중심지로, 201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서원’ 중 하나다. 하지만 그 위상과 달리 진입로는 오랜 기간 비포장 상태로 남아 있었다. 특히, 우천 시 도로 파임, 배수로 막힘, 먼지 발생 등으로 인해 방문객의 통행은 물론 인근 주민들의 일상에도 큰 지장을 초래해왔다.
안동시는 2019년부터 해당 구간의 정비 필요성을 제기하며 관련 행정 절차를 밟아왔고, 지난 12일 열린 국가유산청 민속분과위원회 현상변경 심의에서 정비의 필요성을 강력히 피력한 끝에 최종 허가를 받아냈다.
정비 대상은 병산서원 앞 약 780m 구간으로, 도로 폭은 5.0~5.5m에 이른다. 이번 공사에서는 아스팔트 포장과 함께 배수로 정비가 병행되며, 문화재 보호를 위한 친환경적 설계가 적용될 예정이다. 착공은 2026년 3월로 예정되어 있으며, 안동시는 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교통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통행 제한, 우회 안내 등 사전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화숙 문화유산과장은 “이번 허가는 병산서원을 찾는 방문객과 주민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소식”이라며 “단순한 도로 정비가 아니라 세계유산 관리 기반을 강화하고 접근성을 높여, 지역사회와 관광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 주민들 역시 환영의 뜻을 밝혔다. 병산서원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비가 오면 진입로가 진흙탕이 되어 외출이 어려웠다”며 “이번 공사로 병산서원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정비사업은 단순한 인프라 개선을 넘어, 문화유산과 현대적 접근성의 조화를 모색하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병산서원은 유네스코 등재 이후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며, 이번 진입로 정비는 그 흐름에 탄력을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안동시는 앞으로도 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