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대응을 넘어선 복합 복지 서비스···직접 찾아가는 ‘이동형 쉼터’
안동시는 연일 이어지는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이색 대책으로 ‘냉방버스’를 도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시는 지난 18일부터 도산면을 시작으로 냉방버스 운행을 시작했다. 이 버스는 단순한 무더위 쉼터를 넘어 건강검진과 생활 안전 교육까지 제공하며, 지역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산불 피해를 입은 지역뿐 아니라 고령자 비율이 높은 마을,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배치해 주민들이 직접 이동하지 않고도 다양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했다.
버스 내부에는 강력한 냉방시설과 푹신한 좌석이 마련돼, 무더위에 지친 주민들이 잠시나마 시원한 공간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일부 마을에서는 주민들이 버스 도착 시간에 맞춰 삼삼오오 모여들며, 냉방버스가 마치 ‘이동형 사랑방’처럼 기능하고 있다.
또한, 보건소와 협력해 매주 목요일에는 치매 조기검진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령 주민들의 인지 건강을 챙기고 있다. 아울러 폭염 대응 수칙, 교통안전 교육, 자살 예방 프로그램 등 다양한 생활 안전 교육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 대학과 연계해 청년 자원봉사자들이 동행하며,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마음 돌봄 활동’도 시범 운영 중이다. 이는 고립된 농촌 지역에서 정신건강 문제를 예방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도산면 주민 김영자(78·여) 씨는 “요즘은 밖에 나가기도 무서운데, 이렇게 시원한 버스가 우리 마을까지 와주니 정말 고맙다”며 “검진도 받고, 젊은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니 마음까지 시원해진다”고 말했다.
이춘자(83) 씨는 “예전 같으면 이렇게 더운 날엔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못 나갔을 텐데, 이제는 버스 오는 날만 기다려진다”며 “의사 선생님이 혈압도 재주고, 젊은 사람들이 와서 말벗도 되어주니 하루가 금방 간다”고 웃었다.
권기창 시장은 “폭염은 단순한 날씨 문제가 아니라 생명과 직결된 재난이다. 냉방버스는 단순한 쉼터가 아니라 주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종합 서비스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안동시는 앞으로도 주민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체감형 행정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