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시간당 최대 60mm 강우에 피해 속출
지난 3일밤 시작된 집중호우가 4일까지 경북 전역을 강타했다.
4일 기상청에 따르면 경주 감포에서는 시간당 62.5㎜, 고령 62㎜, 달성 50㎜, 성주 45.5㎜, 경산 44㎜, 칠곡 39㎜, 영천 신녕 36.5㎜, 안동 34.4㎜, 청도 금천 33.5㎜, 김천 대덕 29㎜ 등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하천 범람과 산사태 위험이 현실화 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6시 기준 경북 주요 지역의 누적 강수량은 경북 고령 196.5㎜, 경주 토함산 109.5㎜, 성주 101.5㎜ 경산 99㎜, 대구 달성 148㎜ 등이다.
이에 따라 지난 3일 밤부터 4일 새벽 사이 총 27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으며, 고령에서만 13건의 침수 및 구조 요청이 있었다. 구미에서는 야영객 4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영양, 상주, 고령, 성주 등 4개 시·군에는 14세대 18명이 마을회관 등지로 대피했다.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에서도 산사태 경보가 발령돼 주민 65명이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경산, 경주, 포항 등지에서는 도로 장애 등의 피해가 잇따랐고, 의성군은 새벽 3시경 산사태 주의보를 발령했다. 일부 도로는 유실되거나 통제됐으며 하천변 주차된 차량들이 떠내려가는 피해도 보고됐다.
호우특보는 4일 오전 비가 잦아들면서 모두 해제됐다. 고령군에 내려졌던 홍수주의보도 해제됐다. 다만 고령군과 성주군에는 산사태주의보가 여전히 내려져 있다
호우가 계속되는 동안 주민들은 불안에 떨었다. 고령군 대가야읍의 이모씨(68)는 “밤새 비가 쏟아지는데 창밖을 보는 게 무서웠다”며 “하천 수위가 너무 빨리 올라가서 대피할 준비까지 했다”고 말했다.
성주에서 농사를 짓는 윤모씨(60)는 “밭이 물에 잠겨 수확은커녕 복구도 엄두가 안 난다”며 “올해는 정말 끝났다”고 말했다.
성주군 주민들도 “밤마다 경보음과 스마트폰 재난문자가 울릴 때마다 심장이 내려앉는다”며 “정신적으로 너무 지친다”고 말했다.
대구지방기상청은 “5일 새벽까지 경북 남부에 최대 80mm, 중·북부에는 60mm 이상의 비가 더 내릴 수 있다”며 저지대 주민들에게 침수 피해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