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소 원유 생산량 20%나 줄어 베이커리·디저트 가게 직격탄
지속되는 불볕더위로 젖소의 원유 생산량이 줄면서 유제품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생크림 품귀 현상이 확산되며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사육되는 젖소는 대부분 홀스타인종으로 고온 스트레스에 취약하다”며 “기온이 섭씨 27도 이상이면 사료 섭취량이 줄고 32도 이상의 폭염에는 우유 생산량이 20% 가량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원유 생산량 감소 여파는 유제품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홈플러스, 컬리 등 대형 유통업체와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는 생크림이 일시 품절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실제 포항시 북구의 한 대형마트에서도 생크림 매대가 텅 비어 있었다. 마트 관계자는 “요즘 생크림이 소량만 입고되는데다 들어오자마자 금방 동이 난다”고 말했다.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쿠팡 등 일부 판매처에서는 평균 6000~7000원이던 생크림 500ml가 2만원대까지 치솟으며 약 3배 이상 오른 가격에 판매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른바 ‘생크림 대란’으로 베이커리, 디저트 가게, 수제 공방 등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한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우유 생크림 어떻게 구하시나요?”, “우유업체에 여러개 신청해도 한 개밖에 안 준다”, “마트 오픈런해서 겨우 구했다”는 글들이 잇따랐다.
베이커리 가게를 운영 중인 이모씨(30대·포항 북구)는 “매년 여름마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올해는 역대급이다”며 “동네 마트에는 거의 안 들어오고 믿을 건 대형마트인데 그마저도 품절이 아닐 때를 잘 노려야 한다"고 토로했다.
생크림은 유통기한이 짧아 재고 비축도 어렵다. 냉장 보관 기준으로 일주일 정도밖에 유지되지 않아 공급 불안이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기상청은 당분간 무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예보했다. 여름철에는 원유 생산량이 줄어드는 반면 유제품 수요는 늘어나는 경향이 있어 수급 불안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혜진기자 jhj1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