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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불평등

우정구 기자
등록일 2025-06-19 16:16 게재일 2025-06-2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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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구 논설위원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방에 거주하는 환자가 서울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면서 발생한 비용이 연간 4조6000억 원에 이른다고 했다.

보고서는 지역민 가운데 수도권과 지역 간의 의료격차가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무려 81.2%에 달했다.

새롭다고 할 통계 자료는 아니지만 여전히 서울과 지방간의 의료격차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실망스럽다. 미국의 한 주보다 작은 나라 안에서 서울과 지방간의 심각한 의료격차와 이로 인한 비용 발생이 수조 원에 이르고 있다는 것은 국가정책의 부재로 밖에 설명할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조금도 개선될 조짐이 없다는 점이다. 대한민국 의료체계의 고질적 병폐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에도 유사한 조사 결과는 있었다. 서울 이외 지역에 거주하는 암환자 3명 중 1명은 서울 소재 병원에서 수술을 받는다고 했고, 특히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서울로 향하는 환자 비율이 높다고 했다. 또 지방에 거주하는 암환자가 서울 의료기관을 이용하면서 내는 비용이 높을수록 사망률이 준다는 보고는 충격적이었다.

최근 서울지역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지방과 서울의 격차를 줄이는 문제는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음을 느끼게 한다. 빈익빈 부익부가 극으로 치닫는다.

가난한 사람일수록 더 가난해지고 돈 많은 사람일수록 더 부자가 되는 현상이 비단 경제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주거와 교육, 의료, 문화 전 분야에서 존재하는 우리 사회의 불평등은 언제 개선이 될까. 정부는 이런 통계를 보고 생각이나 하고 있을까.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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