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속담에 “자식도 농사와 같다”는 말이 있다. 농사를 짓는 일처럼 자식을 키우는 일도 제때 낳고, 낳은 자식은 잘 돌보아야 한다는 말이다.
자식을 농사에 비유한 것은 한국인이 농사를 전통적으로 중요시 여겨왔던 오랜 농본의식에서 비롯된 생각이다.
한국인에게 농사는 먹고사는 삶의 전부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은 농업을 산업의 으뜸으로 삼는다는 철학이다. 백성의 생업이 농업에 달려 있고, 나라의 경제도 농업을 바탕으로 이뤄진다는 생각이 뿌리 깊게 내려져 있는 사상이다.
이런 농본주의 사상 속에서 자식 키우는 일을 농사짓는 것과 비유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농사를 통해 수확을 얻는 것과 같이 자식의 성공과 출세를 통해 우리의 부모들은 수확만큼의 큰 기쁨을 얻는다. 그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다.
자식 농사가 잘됐다는 것은 반드시 자식의 출세나 성공만을 기준 잣대로 보는 것은 아니다. 자식이 돈을 아무리 많이 벌었다 하더라도 시회적으로 지탄을 받는 인물이라면 자식 농사가 잘됐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바른 인격과 인성을 지니고 부모에게 효도하는 자식일 떼 자식 농사도 잘됐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식은 부모의 얼굴을 닮는다”는 말은 부모가 착하고 바르게 살아야 자식도 본받아 훌륭하게 자랄 수 있다는 뜻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아들의 도박 및 음란글 게재가 대선을 앞둔 정국에서 논란이다. 이 후보가 “잘못 키운 제 잘못”이라며 사과성 발언을 했지만 대선 판세에 악재가 될지 주목된다. 대선 후보들의 자식 농사는 후보들의 가정교육과 가풍을 살펴보는 주요 요소란 점에서 유권자들에게는 주요 관심사가 된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