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포항 초계기 추락…사고 1분 전까지 ‘이상 징후’ 없었다

김보규 기자
등록일 2025-05-30 15:09 게재일 2025-05-31
스크랩버튼
Second alt text
포항 초계기 추락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과 군 관계자가 사고 수습을 하고 있다./김보규 기자

포항에서 지난 29일 훈련 중 추락한 해군 P-3CK 해상초계기가 사고 직전까지 관제탑과 정상적으로 교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지막 교신에서도 비상상황을 알리는 내용은 없었으며, 해군은 조류 충돌이나 난기류 등 외력에 의한 추락 가능성을 포함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30일 해군에 따르면 사고기는 제주 해군항공사령부 615비행대대 소속으로 민항기 운항이 빈번한 제주 대신 포항기지에서 이착륙 반복훈련을 수행 중이었다. 

사고 당일에는 총 3회의 훈련이 예정돼 있었으며, 오후 1시 43분 첫 이륙 후 1차 훈련을 마친 기체는 2차 훈련을 위해 오른쪽으로 선회하던 중 오후 1시 49분 알 수 없는 이유로 포항기지 인근 야산에 추락했다. 

사고기와 관제탑 간의 마지막 교신은 추락 사고 1분 전인 오후 1시 48분에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해군 관계자는 “마지막 교신에서 조종사는 관제탑에 ‘현재 이륙했고 장주비행(활주로를 중심에 두고 주위를 도는 비행)에 들어가겠다’는 일상적인 보고를 했고, 비상 상황과 관련한 내용은 없었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포항기지의 기상은 양호했고, 사고기의 비행 경로도 통상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군은 사고 현장에서 조종사 간 교신이 담긴 음성녹음 저장장치를 회수해 분석 중이다. 관제탑에 저장된 항적 자료와 기체 잔해 역시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 다만 사고기에는 비행 속도 등을 기록하는 블랙박스(비행기록장치)는 설치돼 있지 않았다.

사고기는 1966년 미국 록히드마틴사에서 제작돼 미 해군에 납품됐다가 퇴역 후 개조를 거쳐 2010년 한국 해군에 도입됐다. 2030년 도태 예정이었고, 2021년 2월부터 8월까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정비를 받은 바 있다. 

해군 관계자는 “기본골격을 제외한 나머지를 사실상 새 기체 수준으로 개조·개량했고 우리 군이 인수할 때 강도 높은 안전 점검를 모두 거쳤다”고 말했다. 올해 말 추가 점검도 예정돼 있었다. 현재 해군은 동일 기종인 P-3 해상초계기에 대해 특별안전점검을 실시 중이다.

사고로 순직한 정조종사 박진우 소령, 부조종사 이태훈 대위, 전술사 윤동규·강신원 중사는 국방부 결정에 따라 각각 1계급 추서됐다. 해군은 앞서 보통전공사상심사위원회를 열고 이들을 순직 처리한 바 있다.

추서된 계급은 박진우 중령, 이태훈 소령, 윤동규 상사, 강신원 상사다. 박 중령은 약 1700여 시간, 이 소령은 약 900여 시간의 비행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각각 포항에서 약 5년, 약 3개월간 근무하며 비행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는 다음달 1일 오전 8시 해군항공사령부 강당에서 해군장으로 거행되며, 같은 날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사회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