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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아내’라는 자리

홍성식 기자
등록일 2025-05-28 18:43 게재일 2025-05-2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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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식 기획특집부장

지위가 높은 사람의 부인을 일러 영부인(令夫人)이라 칭한다. 보통은 선출된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의 아내를 부를 때 사용된다.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영부인 역시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사람이니 매사 몸가짐과 언사에 조심해야 한다는 건 재론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영부인의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이나 말이 남우세스러운 꼴로 대중 앞에 노출되는 걸 우리는 드물지 않게 봐왔다. 최근에도 그런 사건이 하나 있었다.

 

지난 26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영부인과 함께 베트남을 찾았다. 그런데, 하노이공항에 도착한 비행기 입구에서 눈꼴사나운 장면이 연출됐다. 

 

영부인이 마크롱 대통령의 뺨을 때리듯 강하게 얼굴을 미는 모습이 여과 없이 영상을 통해 전해진 것. 스물다섯 살 연상의 아내에게 밀쳐진 프랑스 대통령은 면구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걸 전 세계 사람들이 지켜봤다.

 

프랑스 당국은 즉각 “영부인의 장난”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미 늦었다. 각국 외신들이 ‘둘 사이에 불화가 있는 것 아닌가’라는 추측성 기사를 쏟아내고 있었으니. 비단 프랑스 영부인만일까? 적절치 못한 행실로 국민들의 입길에 오르내린 영부인이 적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내는 공식 행사장에서 감정을 숨기지 못한 채 대통령이 내민 손을 뿌리쳐 화제가 됐다. 한국의 전 대통령인 문재인과 윤석열의 아내, 즉 한국 영부인들 역시 적지 않은 구설수에 휩싸여 있다.

 

영부인은 벼슬이 아니며, 안하무인(眼下無人)의 태도로 호가호위(狐假虎威)하는 자리는 더욱 아니다. 그 사실을 잊는 순간 자신은 물론 남편까지 망치게 된다. 그러니, 다들 자중하시라.   

/홍성식(기획특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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