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조정지원단, 가해학생 다중 조치 ‘큰 몫’
대구에서 학교폭력심의 요청건수가 현저히 줄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지난해 학교폭력전담조사관 제도 도입 후 학교폭력심의 요청건수가 2024년 4월말 기준 대비 17% 감소했다고 26일 밝혔다.
시교육청은 기존의 ‘관계회복지원단’과 올해 전국 최초로 운영되고 있는 ‘갈등조정지원단’활동이 함께 결실을 맺는 것으로 분석했다.
‘갈등조정지원단’은 심화된 갈등으로 더 이상 관계를 이어가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아름다운 이별’을 통해 상호존중의 관계 형성을 돕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접수된 학교폭력 사안 중 관계회복지원단을 통해 9건, 갈등조정지원단을 통해 20건 등 29건이 학교장 자체 해결로 마무리됐다.
갈등조정지원단은 가해학생에게 높은 처벌만을 이끌어 내려는 것이 아니라 사안이 발생하기 이전부터 현재까지 서로에 대한 마음을 파악하고 풀어서 전달하는 ‘통역’의 과정을 통해 상대의 마음을 존중하고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게 한다. 이어 서로의 의사를 확인하면 앞으로 오해할 만한 상황을 적극적으로 회피해 서로의 안전을 보장하는 ‘신사협정’을 맺는다.
이 협정을 기점으로 관련 학생 및 보호자, 교육청 담당자, 학교 대표(교감, 생활교육부장, 담임교사, 상담교사 등)가 갈등 조정과 문제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과정이 진행된다.
이 과정은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중학생 학부모는 “아이의 행동에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행동이었지만, 가해 학생의 마음도 살펴주는 갈등 회복 과정을 경험하며 부모로서 자녀 교육에 대해 돌아보는 기회가 됐다”며 “우리 아이도 그 과정에서 피해 학생의 회복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는 마음을 표현하는 등 갈등이 잘 해결된 것 같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교육청 관계자는 “최근 한 통계에서 대구의 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건수가 다른 지역에 비해 높아 학교폭력이 많은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는 가해학생에 대해 서면사과나 접촉 금지 등을 함통해 폭력 재발을 막기 위한 교육적 노력의 일환”이라며 “대구는 2012년부터 교육부의 학교폭력응답률 조사에서 전국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은희 교육감은 “갈등조정지원단 활동은 갈등에 대한 교육적 해결 노력을 통해 학교 생활교육의 기능을 회복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이를 통해 학교가 학생의 성장을 돕는 수업과 평가에 집중하는 학교문화를 조성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