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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용흥4구역 주택 재개발사업’ 안갯속

임창희 기자
등록일 2025-05-13 18:45 게재일 2025-05-1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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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아파트 분양시장 ‘제동’
시공사 선정에도 PF 조달 난항
장기 표류 조짐… 조합원 ‘불안감’

포항시 북구 용흥동 57-69번지 일대에서 추진 중인 ‘용흥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이 시공사 선정까지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경기 침체와 PF(Project Financing) 자금 조달 난항으로 착공이 지연되며 사업이 장기 표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조합원들의 불안감과 피로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앞서 용흥4구역 재개발조합(조합장 이만환)은 지난해 SK에코플랜트를 시공사로 선정하고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는 듯했다. 사업계획에 따르면 이 구역에는 지하 3층~지상 39층, 6개동 870가구 아파트와 부대복리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포항시도 이미 2021년 9월 사업 시행계획 인가를 마친 상태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로 아파트 분양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특히 최근 건설사들의 PF 자금 조달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SK에코플랜트 측도 조기 착공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게 지역 부동산업계의 전언이다.

여기에 조합원 대부분이 고령인 점도 걸림돌로 지목된다. 조합원 상당수는 사업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 속에 현금 청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조합 내 일부 고령 조합원들은 “수년째 사업만 기다리다 이제는 체념 단계”라며 “이러다 사업이 무산되기 전에 현금으로 청산하고 싶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복수의 조합 관계자는 “현재 사업은 시공사 선정과 사업계획 인가라는 큰 고비를 넘었지만, 분양 리스크와 PF 조달 난항이라는 벽에 막혀 있다”며 “조합원 불안과 내부 갈등이 심화되면서 사업이 안개 속에 빠진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사업 정상화까지 장기 소요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한 도시정비 전문가도 “고령화된 조합원 구성, PF 시장 급랭, 미분양 리스크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당분간 뾰족한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지역 내 재개발 사업의 정상 추진을 위해 행정적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밝혔지만, 조합 내부에서는 사업의 장기 표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임창희기자 lch860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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