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합가리 토기가마…대가야 토기 최초 사례"
고령군은 28일 대가야 최대규모의 토기가마로 추정된 고령 합가리 토기가마유적에 대한 학술발굴조사를 진행해 대가야 최전성기에 운영된 토기가마 3기 등 다량의 토기자료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발굴조사는 고령군청의 고령 합가리 토기가마유적 학술조사 계획에 따지난 3월 24일 시작해 2025년 5월 16일까지 진행된다.
발굴조사에서 대가야시대 토기가마 3기・폐기장 3개소와 신라시대 석곽묘 1기・석실묘 1기가 확인됐다.
출토유물은 흙방울·동물모양토우(土偶)·바리모양 그릇받침·원통모양 그릇받침·낮은 원통모양 그릇받침·긴목항아리·손잡이바리·굽다리접시·뚜껑 등 대가야를 대표하는 토기구성이 모두 확인됐다. 석곽묘에서는 허리띠장식 조각·관못·뚜껑 조각이, 석실묘에서 짧은굽다리접시·뚜껑 등이 출토됐다.
지금까지 고령지역에서 대가야시대 토기가마유적으로 알려진 곳은 합가리 토기가마1・2, 송림리 토기가마, 외리 토기가마, 연조리 토기가마 등 총 5곳이다. 이 중 발굴조사가 실시된 곳은 2017년 발굴조사된 고령 송림리 토기가마유적 이후 두 번째이다.
고령 합가리 토기가마는 대가야시대 최전성기인 5세기 말~6세기 초로 편년되는 토기를 생산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토기가마의 천장·연도부·소성부·연소부·회구부 등 대가야시대 토기가마의 구조를 완벽히 복원할 수 있는 첫 사례이다.
이번 조사결과는 향후 대가야 토기의 생산과 유통을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기초자료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또한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대가야시대 동물 모양 토우는 고령지역에서 확인된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재단법인 세종문화유산재단 진성섭 원장은 “그동안 대가야 토기생산기지로 알려졌던 고령 합가리 토기가마의 실체를 밝혔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며 “특히 5세기 말~6세기 초로 구분되는 토기가마의 잔존상태가 양호해 그 구조를 완벽히 복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세종문화유산재단은 조사지역 주변으로 토기가마 벽체 조각, 토기 조각 등이 다량으로 확인돼 주변 지역에도 많은 토기가마가 확인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여 추가적 발굴조사를 통해 유적의 진정한 가치를 밝힐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남철 고령군수는 “향후 연차적 발굴조사와 학술세미나를 통해 유적의 가치를 활성화하고 국가 지정 유산으로 지정을 추진할 예정이다”면서 “합가리 토기가마유적은 1500년 전 우리나라 남부 일대를 호령했던 고대국가 대가야의 실체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는 소중한 유산으로 체계적인 정비를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병휴기자 kr583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