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가 26일 오전 10시(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 5시)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다.
이 미사는 로마 교황의 장례 예식 규정에 따라 진행되며, 1996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발표한 ‘주님의 양 떼’ 교황령을 준수한다. 미사 소요 시간은 약 2시간 30분이며, 대부분의 순서는 라틴어로 진행된다.
이날 장례 미사는 추기경단 단장인 이탈리아 출신의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91)이 주례하며, 전 세계 추기경과 주교, 사제들이 공동으로 집전한다. 미사에 앞서 성 베드로 대성전에 안치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소박한 목관이 광장 야외 제단으로 운구된다.
장례 미사는 입당송 “주여, 영원한 안식을 내리소서”로 시작해 기도와 성경 강독이 이어진다.
예식 중에는 ‘정의의 문을 열어 주소서’와 ‘성인들의 화려한 무리와 함께 하나님의 집으로 가리라’ 등 시편에서 나온 성가를 부른다.
레 추기경은 강론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자취를 더듬으며 마지막 축복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성찬 전례와 관에 성수를 뿌리고 분향하는 고별 예식으로 장례 미사는 마무리된다.
교황의 관은 교황의 유언에 따라 성베드로 대성당이 아닌 로마 시내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으로 운구된다. 바티칸에서 출발해 베네치아 광장과 콜로세움 등 유적지를 거치는 약 6㎞ 거리다.
바티칸 외부에 교황의 시신이 안장되는 건 1903년 선종한 레오 13세 이후 처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직에 오르기 전 주일 아침이면 항상 그곳에 가서 잠시 쉬곤 했다”며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지난 23일부터 사흘간 허용된 일반인 조문에서 교황이 안치된 목관은 바닥과 가까운 낮은 곳에 놓였다. 역대 교황들의 관은 허리 높이의 관대에 올려졌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러러보이길 거부하고 스스로 ‘낮은 자리’를 자처했다.
또한 교황은 사이프러스 나무, 납, 오크나무로 만들어진 세 겹으로 된 삼중관을 거부하고 소박한 목관 하나만을 선택했고, 묘비명에는 특별한 장식 없이 ‘프란치스쿠스’라는 라틴어 이름만을 새겼다.
장례 미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각국 정상 50명을 포함해 130여 개국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최대 25만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례식 후에는 ‘노벰디알레스’(Novemdiales)라고 불리는 9일간의 추모 기간이 이어진다. 이후 80세 미만인 135명의 추기경이 3분의 2 이상을 득표한 후보가 나올 때까지 콘클라베를 진행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