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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주워 모은 10만3830원… 산불피해 이웃 위해 기부

황성호 기자
등록일 2025-04-15 16:27 게재일 2025-04-1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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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기초생활수급 어르신 
성건동 행정복지센터 전달
지난 11일 경주 성건동행정복지센터를 찾은 어르신이 폐지를 주워 마련한 성금 10만 3830원을 비닐봉지에 담아 전달했다. /경주시 제공

경주 성건동에 거주하는 한 어르신이 폐지를 모아 마련한 성금을 경북 북부지역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을 위해 기탁해 화제다.

어르신은 지난 11일 오후 성건동행정복지센터를 찾아 조심스럽게 작은 봉투 하나를 내밀며 “산불 피해 주민들에게 써 달라”는 말을 남기고 조용히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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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투 안에는 정성스레 모은 현금 10만 3830원이 들어 있었다.

 

이  어르신은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이자 당뇨와 괴사성 혈관질환을 앓고 있어 생계조차 쉽지 않은 처지이다.  지금까지 골목과 공원, 재래시장을 돌며 폐지를 모아가며 조금씩 돈을 마련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어르신은  “산불로 무너진 집터와 울고 있는 이웃들을 보며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며 “내 손으로 직접 모은 작은 성의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성금을 직접 전달받은 성건동행정복지센터 공무원들은 “조용히 다녀가신 어르신의 따뜻한 마음에 깊은 울림을 느꼈다”며 “그 정성이 피해 주민들에게 꼭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어르신의 소중한 성금은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경북 북부지역 산불 피해자 지원에 전액 사용될 예정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작은 손길이 모여 큰 희망이 된다”며 “어르신의 따뜻한 기부는 우리 모두의 마음을 울리는 실천이었고, 피해 주민들에게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전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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