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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입산금지’ 행정명령 첫 날 ‘우왕좌왕’

김재욱·황인무기자
등록일 2025-04-01 19:53 게재일 2025-04-0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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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앞산 등 주요 명산에 발령<br/>소식 접하지 못한 시민들 발걸음 돌리며 당황… 인근 식당가 울상<br/>위반땐 형사처벌·과태료… 구청장·군수 지정 일부 등산로는 제외
대구지역 주요 명산에 입산금지 행정명령이 발령된 가운데, 1일 오후 남구 앞산 안지랑골에서 남구청 관계자들이 ‘입산통제’ 현수막을 걸고 있다. /황인무기자

“산에 올라가면 저희 잡혀가나요.”

대형산불 위기가 지속되자 대구시가 사상 처음으로 팔공산과 앞산 등 주요 명산에 ‘입산 금지’ 행정명령을 발령한 가운데, 산을 찾은 시민들이 혼란에 빠졌다. 행정명령 첫 날이어서 입산통제 정보를 모른 채 등산을 왔던 많은 시민이 발걸음을 돌리면서 당황해 하는 모습이 많았다.

1일 오후 남구 앞산 안지랑골 입구. 이곳을 찾은 등산객이 입산을 통제하는 남구청 직원들에게 얼굴을 붉히며 말다툼하는 광경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한 시민은 “매일 다니는 등산로인데 왜 못 올라가게 하는 건가요”라며 구청 직원에게 따지듯 물었다. 이에 구청직원들은 “산불위험성 때문에 대구시에서 입산 금지 행정명령을 내렸고, 이에 따라 저희도 입산을 못하게 막는 것”이라며 상세하게 설명했다.

이날 앞산 등산로 통제에 나선 남구청 직원들은 사람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숲길 등을 돌아다니며 현수막을 걸고, 경계선을 치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오전 일찍 앞산전망대까지 산행을 다녀온 한 시민은 “앞산 전망대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에 통제 현수막이 내걸려 있어 되돌아왔다”면서 “대형 산불로 인해 시민의 휴식처인 앞산마저 통제된다니 답답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달서구 장기동에서 왔다는 이창근(67) 씨는 “뉴스를 통해 입산 금지를 접하고 나서 남구청에 확인하고 앞산을 찾았다”면서 “시민들이 흡연이나 인화물질을 소지하지 않고 안전한 산행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산 인근 식당가는 울상이었다. 한 식당주인은 “봄철이면 등산객이 많아지는 시기인데, 입산이 금지되면 매출 하락 등 피해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산불 위험이 빨리 사라져 입산금지가 조속히 해제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1일부터 팔공산·앞산·비슬산·아미산·초례산·마정산·대덕산·함지산·구봉산 등에 대한 입산 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구청장·군수가 지정한 일부 등산로 구간은 제외된다. 행정명령을 위반하면 형사처벌이나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으며, 실수로 산불을 내면 3년 이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김재욱·황인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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