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분석- 민감한 시기에 나란히 TK 대학서 강연한 두 정치인<br/> 한동훈, 경북대 청년토크쇼 진행<br/>“다시 돌아가도 같은 선택할 것”<br/><br/> 유승민, 영남대 특강·기자회견<br/>“박 전 대통령과 오해 풀고 싶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이 18일 나란히 대구를 찾았다. 두 사람 모두 대학 강연이 목적이지만, 조기대선 가능성을 염두에 둔 행보로 보인다. 한 전 대표와 유 전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앞둔 예민한 시기에 보수 안방인 TK(대구경북) 지역을 찾은 것은 자신들에게 씌워진 ‘배신자 프레임’을 정면으로 극복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관련기사 4면>
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경북대에서 열린 청년 토크쇼에 참석, ‘개헌, 시대를 바꾸자’를 주제로 강연을 한 후 학생·시민들과 격의없이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 전 대표는 정치 활동을 재개한 후 연일 ‘개헌’이슈를 띄우고 있다. 그는 이날 윤 대통령 탄핵소추과정에서 자신에게 씌워진 배신자 프레임에 대해 “12월 3일 비상계엄 이후 내린 선택은 국민과 국가를 생각한 것”이라며 “계엄을 막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다시 돌아가도 선택은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당 대표 사퇴 전까진 당내 대선후보 지지율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렸다. 하지만 윤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배신자 프레임에 갇히면서 지지도가 당내 군소후보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영남대에서 ‘정치를 바꿔라, 미래를 바꿔라’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기 전,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 화해를 하고 오랜 갈등과 오해를 풀고 싶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최근 한 전 대표가 자신처럼 ‘배신자’라는 비판을 받는 것에 대해 “우리 자신을 아주 정말 천박한 그런 정치 집단으로 만드는 아주 나쁜 프레임”이라고 화낸 적이 있다.
유권자들의 관심은 조기대선이 치러질 경우 그들이 배신자 프레임을 극복하고 여당 후보가 될 가능성이 있느냐다. 국민의힘 경선룰은 민심(국민 여론조사) 50%, 당심(선거인단 여론조사) 50%를 반영해 후보를 뽑는다. 시간이 촉박해 경선룰을 바꿀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민심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더라도 당심을 얻지 못하면 경선에서 이길 확률이 낮다. 한 전 대표의 경우 윤 대통령 탄핵에 동조한 이후 친윤계에선 그를 마치 원수 보듯 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선 유 전 의원도 비슷한 처지다. 경선이 시작되면 집단적으로 ‘배신자 프레임’을 씌워 공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다만 국민의힘 경선에서 ‘당선가능성’이 최대변수가 되면 두 사람의 지지공간이 넓어질 수 있다. 두 사람 모두 여당의 취약지점인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지지세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이후 확 바뀔 가능성이 있는 보수진영 정치지형이 두 사람의 향후 정치운명을 가를 주요변수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