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재단서 안철수 의원 면담<br/> 국가 안보·경제를 위해 필요<br/> 위기 땐 하던 싸움도 멈추고<br/> 당 살리는게 시민 살리는 것
이명박 전 대통령은 17일 국가 안보와 경제를 위해서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 선고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서초구 청계재단에서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을 만나 “한 총리 문제는 긴급하니 먼저 판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최재해) 감사원장은 (기각)했는데 한 총리는 안 해줄 이유가 없지 않느냐”며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대응하려면 한 총리라도 자리에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트럼프 정권 이후 환경이 바뀌고 안보·외교·경제가 흔들린다”며 “여야가 협조해서 한 총리라도 빨리 (탄핵심판) 결론을 내서 되돌려보내 줘야 한다. 지금 (최상목) 대통령·총리 권한대행을 세계 어떤 나라도 상대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 총리가 주미대사를 오래 했다. (한미관계 대응) 경험이 있는 한 총리까지 (탄핵소추로) 묶여 있다”며 “이것은 여당과 야당의 공동 책임”이라고도 했다. 미국 에너지부가 지난 1월 초 한국을 ‘민감 국가’로 지정된 것과 트럼프 2기 정책 등에 대응할 적임자가 부재한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보다 한 총리의 탄핵심판을 먼저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안 의원은 이날 탄핵 정국에서 조언을 얻기 위해 이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 전 대통령은 안 의원에게 본인의 사례를 언급하며 “정권이 바뀌자마자 광우병 사태가 나면서 광화문에 수십만 명이 모여서 촛불 시위를 하고 그랬다”면서 “취임하고 두 달도 안 됐는데 그런 일이 벌어졌다. 그런데 내가 그걸 가지고 감정적인 대립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경찰청장에게 딱 지시를 한 게, ‘그분들이 밀고 들어와서 청와대까지 와도 좋으니 사람이 다치지 않게 해라’라고 했다”며 “그때 또 국가 경제가 어려워졌다. 힘을 모아서 해야 하는데 지금은 너무 극단적으로 대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도 이런 위기 때는 우선은 화합해야 한다. 내부 분열이 있으면 안 된다”며 “필요할 때는 내부 경쟁도 하지만, 위기 때는 하던 싸움도 중지해야 한다. 안 의원이 앞장서서 화합해 달라. 당을 살리는 게 결국 시민을 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