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무시, 尹 만큼 죄질 나빠”<br/> 탄핵 추진 가능성 시사 발언
더불어민주당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보류하고 있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11일 “국회가 추천한 헌법재판관 3인의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75일째, (마 후보자 미임명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이 난 지 12일째인 오늘까지 마 후보자 임명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처음에는 여야 합의가 확인되면 임명하겠다고 하다가, 헌재 결정을 보고 임명하겠다고 했다가, 헌재가 만장일치로 임명하란 결정을 내린 뒤엔 국무위원 의견 들어봐야 한다고 말을 바꾸더니 여태까지 감감무소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살다 살다 이렇게까지 헌재 결정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공직자는 처음 본다”라며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말처럼 공직자가 헌법과 법률을 무시하면 공동체는 무법천지가 된다는 사실을 최 부총리를 통해 날마다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최 부총리는 내란수괴 윤석열 못지않게 죄질이 나쁘다. 시간이 지날수록 국가를 무법천지로 만든 책임이 태산처럼 쌓인다”며 “최 권한대행에게 경고한다. 헌정파괴, 행동대장 노릇 그만하고 헌정질서 수호에 나서라.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말길 바란다”고 했다. 사실상 최 권한대행 탄핵 추진 가능성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으로 읽힌다.
윤석열 대통령 석방 이후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예상보다 늦어지는 데다 여권을 중심으로 탄핵 기각·각하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민주당이 최 권한대행을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헌법 재판관 8명 중 진보 성향으로 평가받는 문형배 헌재소장 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의 퇴임 시점(다음 달 18일)까지 밀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 때문에 헌법재판관 구성이 바뀔 때까지 선고가 내려지지 않을 시 탄핵 인용 요건인 6명 이상의 재판관 확보가 어려워지는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을 대비해 마 후보자 임명을 서두르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최 권한대행을 탄핵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잖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