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8일 보랏빛 액체 이어<br/>이번엔 진분홍색으로 물들어<br/>서구 “유입경위 파악 쉽지 않아”<br/>이주한 서구의원 “고의성 다분”
대구염색산업단지 하천에서 24일 또다시 염색용 염료로 추정되는 폐수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월 8일 이후 46일만이다.
지난 사건 당시 해당 지자체는 파악이 늦어 시료 채취도 하지 못했고, 하수관로 대응 매뉴얼이 없다는 이유로 원인규명도 못했는데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20분쯤 대구 서구청 생활환경과는 “염색산업단지 폐수가 달서천하수처리장으로 이동하는 하수관로에서 염료로 추정되는 진분홍색 액체폐수가 흘러나오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현장에서 즉시 시료 채취를 진행했다.
간이검사 결과 해당 폐수에서는 pH11이라는 수질 상황이 나왔다. 국가수자원관리종합정보시스템에서는 이 수치를 물고기가 살 수 없는 수준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날 현장에는 도살장과 같은 비릿한 냄새로 가득했다.
대구시, 대구환경청,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등 관계기간도 속속히 현장에 도착해 점검에 나섰다.
이들은 원인 규명을 위해 맨홀 뚜껑을 열어보기로 했으나, 약 30분만인 오후 2시 50분쯤 흘러나오는 진분홍색 폐수 방류가 끊기면서 원인 규명에 난항을 겪는 모습이었다.
서구 관계자는 “땅속에 하수관로가 묻혀있어서 경위 파악이 쉽지 않다”며 “폐수량은 추정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에 위치한 하수관로는 염색산단과 제3산단, 침산·원대·평리·노원동 등에서 모인 하수를 달서천 하수처리장으로 보낸다.
인근 지역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대구악취시민연대 조용기 대표는 “지난달 보랏빛 폐수방류 당시 대구시와 서구청 등 관계 기관과 논의해 대책을 마련했다고 들었다”며 “하지만 동일한 사고가 또 다시 발생하면서 주민들은 이제 관계 기관도 믿지 못하는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이주한 서구의원은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반복된다는 것은 고의성이 다분하다는 것”이라며 “오늘 사고로 인해 관계기관이 한자리에 모인 만큼 향후 대응을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황인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