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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스카프스카 감독 “수니와칠공주 전 세계 노인들에게 희망 전했다”

박호평기자
등록일 2025-02-23 10:13 게재일 2025-02-2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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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다큐멘트리 개봉 앞서 노인의 외로움과 도전 담아
스카프스카 감독이‘수니와칠공주’할머니들과 함께 힙합 포즈를 취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음악과 문화가 국경을 넘어 이어지는 순간이다. /칠곡군 제공
스카프스카 감독이‘수니와칠공주’할머니들과 함께 힙합 포즈를 취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음악과 문화가 국경을 넘어 이어지는 순간이다. /칠곡군 제공

여든이 넘은 경북 칠곡군 할머니들이 무대에서 랩을 선보인다. 이 놀라운 순간이 담긴 다큐멘터리가 이제 폴란드 관객과 만난다.

폴란드 출신 다큐멘터리 감독 파트리차 스카프스카(Patrycja Skawska, 34)는 할매래퍼그룹 ‘수니와칠공주’의 이야기를 통해 노년층이 직면한 현실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노년의 삶이 지루하고 반복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무대에서 랩을 하는 할머니들을 보고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정말 믿기지 않았어요. 나이가 들면 새로운 도전을 멈추게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분들은 그 생각을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스카프스카 감독이 ‘수니와칠공주’ 할머니들과 함께한 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 /칠곡군 제공
스카프스카 감독이 ‘수니와칠공주’ 할머니들과 함께한 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 /칠곡군 제공

스카프스카 감독은 이 도전이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배움과 용기, 그리고 공동체 속에서 새로운 삶을 찾는 과정임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큐멘터리는 5월 말 폴란드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현재 한국 개봉도 논의 중이며 추진 과정에 있다. 이후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한 주요 영화제에 출품한 뒤,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관객과 만날 계획이다.

폴란드 역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인의 고립이 중요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블랙 수트를 차려입은 파트리차 스카프스카 감독. 그녀의 세련된 모습과 자신감 있는 눈빛에서 영화에 대한 열정과 프로페셔널한 태도가 느껴진다. /칠곡군 제공
블랙 수트를 차려입은 파트리차 스카프스카 감독. 그녀의 세련된 모습과 자신감 있는 눈빛에서 영화에 대한 열정과 프로페셔널한 태도가 느껴진다. /칠곡군 제공

스카프스카 감독은 이 다큐멘터리가 노년의 삶을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녀는 영화뿐만 아니라 사진전도 준비하고 있다. 폴란드 사진작가 마르친 리체크(Marcin Ryczek)가 촬영한 할머니들의 무대 위와 일상 속 모습을 함께 전시할 예정이다.

스카프스카 감독은 영화 속 할머니들의 삶에서 외로움을 극복하는 다양한 방식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이 영화를 통해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길 바랍니다. 이 할머니들은 단순한 사례가 아니라, 노년의 삶을 새롭게 만드는 선구자들입니다.”

다큐멘터리 촬영에 집중하는 스카프스카 감독. 그녀의 카메라는 노년의 새로운 도전과 희망을 기록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다큐멘터리 촬영에 집중하는 스카프스카 감독. 그녀의 카메라는 노년의 새로운 도전과 희망을 기록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인터뷰를 마치며 스카프스카 감독은 할머니들과 취재에 도움을 준 김재욱 칠곡군수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전했다.

“할머니들은 전 세계에 감동을 주셨습니다. 여러분의 용기와 도전이 많은 이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이분들의 이야기를 기록할 수 있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스카프스카 감독의 목소리에는 깊은 울림이 담겨 있었다. 이 영화는 전 세계 노인들에게‘새로운 시작은 언제든 가능하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한편, 수니와칠공주는 경북 칠곡군 지천면의 할머니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음악을 통해 세대 간의 벽을 허물고, 노년의 삶에도 도전과 배움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랩을 통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하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박호평기자 php111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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