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동북지방통계청이 발표한 12월 대구경북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대구지역 건설 수주액은 2408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건설공사 총 수주액의 겨우 1.0%다. 대구지역 건설업계의 건설공사 수주 규모가 전국 1% 수준이라는 사실이 놀랍다. 물론 12월 실적만으로 전체를 평가할 수 없지만 대구 경제의 전국 비중에 비해서도 턱없이 못 미치는 결과다. 전년동기 수주액(8808억원)과 비교해도 72%가 급감한 수치다.
통계청은 재건축 주택, 신규주택, 학교, 병원 등 민간부문 공사가 저조했던 것이 원인으로 분석했다.
대구 지역 부동산 경기는 수년째 동면 상태다. 건설경기를 뒷받침하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져 있으니 건설경기가 좋을 리 없다. 게다가 고물가, 고금리, 원자재 및 인건비 상승 등으로 건설업계의 유동성이 압박을 받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대구지역 미분양 주택은 8000가구가 넘으며 집값은 전국에서 가장 많이 떨어졌다. 지금 상태가 지속된다면 건설 관련 산업 전반이 무너질지 모른다. 대구시가 연초부터 대형 공공건설공사 조기 발주를 서두르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대구시는 지난주 대형 공공공사 발주 계획 설명회를 열었다. 100억원 이상의 대규모 공사에 대해서는 계획단계에서부터 지역건설업계에게 추진계획, 발주시기 등의 정보를 알려주고 그들이 공사를 수주하는데 도움을 주기로 했다. 특히 공공건설공사에서 지역제한 입찰이나 지역의무 공동도급 우선시행 등 지역업체 보호방안을 이행하도록 발주처를 독려했다. 이 조치와 관련 홍준표 대구시장은 “수주 가뭄을 겪는 건설업계의 시름이 조금이나마 해소됐으면 한다”며 대구시 공사 발주가 건설경기 회복의 마중물이 되길 희망했다.
어려움을 겪던 건설업계에게는 단비같은 소식이다. 특히 건설업계의 의견을 청취해 지역 업체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행정이 앞장서겠다고 하니 기대감도 크다. 지금은 국가적으로 매우 어려운 시기다. 지방정부와 지역경제가 힘을 모아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