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기 발병률 가장 높은 5대 국가<br/>적색육·수면부족·스트레스 등도 원인<br/>男, 체질량 높을수록 위험도 65%까지↑
대장암은 전 세계 암 발생률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유병률이 높다.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 암 발병률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전통적으로 암은 고령층에서 흔한 질환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연구 결과는 젊은 세대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국제 의학저널 ‘랜싯 종양학(The Lancet Oncology)’에 최근 발표된 연구에서는 한국이 대장암 ‘조기 발병률’이 가장 높은 5개국 중 하나라는 사실을 보고했다.
대장암 조기 발생은 25~49세 성인에게서 발병한 대장암을 말한다.
이는 젊은 층의 암 발병 원인을 분석하고 예방과 관리에 집중할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대장암의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약 70∼90%가 환경적 요인, 10∼30%가 유전적 요인으로 추정한다.
이중 환경적 요인으로는 적색육 및 가공식품의 지나친 섭취, 음주, 흡연, 수면 부족, 스트레스 등이 지목된다.
암은 단순히 질병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킬 수 있는 위험 요소다. 이제는 젊은 세대도 암 예방을 위해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조기 검진을 통해 발병 위험을 줄이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 급증하는 대장암의 경우 서구형으로의 식생활 변화에 따른 비만의 영향이 가장 크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최신호에 따르면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김현정 교수와 고신대 의대 소화기내과 박선자·김재현 교수 공동 연구팀이 2004∼2006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1033만2397명을 대상으로 10년 후 추가 건강검진을 통해 체중 변화에 따른 대장암 발생률을 분석한 결과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10년 후 변화한 체질량지수(BMI,㎏/㎡)에 따라 5∼20% 증가, 20% 초과 증가, 5∼20% 감소, 20% 초과 감소 그룹으로 나눠 대장암 발생 위험도를 평가했다.
이 결과 10년 후 체질량지수가 증가한 남성의 경우 5% 미만으로 소폭 증가에 그친 남성에 견줘 대장암 발생 위험이 5∼20% 증가 그룹에서 7%, 20% 초과 증가 그룹에서 27% 각각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연관성은 비교적 젊은층에서 더욱 뚜렷했다.
같은 비교 조건에서 체질량지수가 20% 넘게 증가한 40세 미만 그룹의 대장암 발생 위험도는 65%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여성은 남성과 달랐다.
여성의 경우 체질량지수 증가와 대장암 발생 위험 사이에 남성만큼의 명확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오히려 체질량지수가 감소한 여성에서 대장암 발생 위험이 낮아지는 경향이 강했다.
연구팀은 10년 후 체질량지수가 20% 넘게 감소한 40대 이상 여성의 대장암 발생 위험이 33% 줄어든 것으로 평가했다.
김현정 교수는 “남성은 40세 미만 연령대에서 비만이 되지 않도록 체중 증가를 피하고, 정상 체중을 넘어선 40세 이상 여성은 감량하는 게 대장암 위험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다만 체질량지수 18.5 미만인 그룹에서는 체중 감소가 오히려 대장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