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여성사진회 제15회 정기회원전’ 17∼29일 갤러리포항<br/> 사진 갤러리 ‘갤러리포항’서<br/>‘펄럭이고 싶다’ 주제로 전시<br/> 열정으로 사유의 폭 넓혀온<br/> 5명 회원 1년간의 앵글 작업<br/> 독특한 감각의 세계로 초대
(“대담하지만 섬세한 시각의 작품들은 이어지는 장면마다 독특한 환경 접근 방식으로 표현된다. 내면의 고통을 품은 쓸쓸함과 그 속에 드러나 있는 한순간의 위로와 가능성을 통해 강렬한 존재감을 뿜어낸다.”
포항의 여성 사진가 모임인 포항여성사진회가 17일부터 29일까지 사진 전문 갤러리인 갤러리포항(포항시 북구 죽도로19 2층)에서 15번째 정기회원전을 개최한다.
2001년 포항여성문화회관 사진반에서 출발한 포항여성사진회는 창립 이후 매년 회원전을 개최하며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해 왔다. 이번 회원전에는 ‘펄럭이고 싶다’라는 주제로 5명의 회원이 참여해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카메라 앵글에 담고 우정을 나누며 뜻을 모아온 지난 1년간의 성과를 선보일 예정이다.
요시다 유미코 작가는 ‘고동(鼓動·heart beat)’이라는 주제로 밤의 잔치와 좀비들의 ‘기쁨의 춤’을 포착했다. 작품 속 인물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기쁨을 표현하며, 그들의 움직임은 마치 하나의 생명체처럼 연결돼 있다. 요시다 작가는 “우리 모두의 내면에 숨겨진 열정과 자유로움을 담고 있다”며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생명의 고동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은희 작가는 대구 군위군에 위치한 건축, 조경, 예술이 어우러진 수목원인 사유원의 아름다운 풍경의 한 부분을 앵글에 담았다. 관람객들이 사유의 숲을 거닐며 자신만의 평화로운 순간을 만날 수 있도록 했다. 깨달음을 얻는 연못 오당을 연결하는 붉은 코르텐강을 소재로 한 와사가 느리고도 깊은 물길 따라 길게 누워있다. 건축가 승효상의 작품 와사는 누워있는 명상의 수도원이다. 그곳에서 만난 빛과 그림자는 낮에는 태양의 그림자로 땅을 향해 고개 숙이게 하고, 밤에는 별의 그림자로 하늘 향해 고개 들게 한다. 반가사유상이 거머쥔 미소는 우리에게 침묵의 소리로 깊은 사유와 성찰의 시간을 제공한다.
김철순 작가는 송도의 방파제 바위들을 담은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작가 노트에서 “나날이 달라지는 송도 방파제 바위들이 제 자리는 벗어났지만, 안으로 응축된 의연한 아름다움이 송도를 꽉 잡고 있다”고 밝혔다. ‘바위의 춤’이라는 제목의 출품작들은 바위들이 제 자리를 벗어나면서도 그 안에 내재된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모습을 표현한다. 김철순 작가는 바위들의 모습을 통해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을 발견하고자 한다.
김선자 작가는 삶 속 ‘기억’을 모티브로 한 세 가지 기억을 덧칠한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포토샵을 활용해 사진의 경계를 확장하고, 배경 제거·합성·노출 및 색조 조절 등의 과정을 거쳤다. 특히 남편의 얼굴과 여성의 나체를 미리 촬영 후 포토샵으로 후보정했으며 이를 통해 인간 내면의 감정과 기억을 표현했다. 김선자 작가는 “한때 나의 사진은 기록이었다. 오늘 나의 사진은 아름다웠거나 아픔이었던 기억”이라며 작품이 단순한 기록이 아닌 아름다웠거나 아팠던 기억임을 설명했다.
김태영 작가는 열정의 순간과 기다림, 두려움마저 보듬어 품는 순간들을 표현하고자 했다. 작품 테마인 ‘돌이켜 보니 사랑은’은 작가가 지난 시간 동안 경험한 사랑과 이별, 그리고 그로 인한 상처와 치유의 과정을 담고 있다. 작가는 성냥에 불을 붙이는 행위를 통해 사랑의 시작과 끝, 그리고 그사이에 존재하는 다양한 감정들을 표현하고자 했다.
포항여성사진회 김철순 회장은 “이번 전시회는 일상생활에서의 단순한 기록을 넘어, 그동안 열정으로 사유의 폭을 넓혀온 회원들 각자 사유의 내부를 펼쳐 보이고 있다”며 “자신들의 주위에 널려 있는 많은 흥미로운 소재들을 선택해 서정성과 함께 각자의 독특한 감각적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서 “작품들을 통해 사진에 대한 새로움과 가능성과 자유로움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며 많은 관람을 당부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