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신라 대구, 올해 마지막 소장전 ‘Winter Greetings’<br/>韓 추상미술 2세대 작가 서승원<br/>유럽활동 대구출신 심문필 비롯<br/>키시오 스가·리처드 롱·알란 찰톤<br/>회화·조각·설치 다양한 작품 전시
갤러리신라 대구가 2024년 마지막 전시로 소장전 ‘Winter Greetings(겨울 인사)’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5일부터 28일까지 열리며,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갤러리신라가 오랫동안 수집해온 가치 높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번 소장전에는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전시되며, 특히 갤러리신라가 대구와 서울에서 개인전으로 소개했던 국내외 작가의 대표작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리처드 롱, 알란 찰톤, 로버트 배리, 제인 벤슨, 타다아키 쿠와야마, 아키오 아기라시, 키시오 스가, 마에다 노부아키, 타카시 스즈키, 김용익, 서승원, 최명영, 심문필, 성능경, 김영진, 이명미, 박두영, 신수혁, 박창서, 윤상렬, 김치 앤 칩스 등의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리처드 롱은 사진, 설치, 드로잉 등을 통해 비물질적이거나 비영속적인 행위도 예술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그의 작업은 개념미술과 대지미술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하며, 초기에는 사진 기록에 의존했지만 이후 야외 대지에 표시하거나 변화시키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알란 찰톤은 영국 출신의 화가이자 조각가로 40여 년 동안 회색만을 사용해 작품을 만들어왔다. 그는 자신을 ‘회색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 소개하며, 가장 평범하고 기초적인 물질로 만든 회화를 통해 정직하고 압축적이며, 직접적이고 도시적이며, 순수하고 단순하며, 조용하고 절대적인 작품을 추구한다.
키시오 스가는 1970년대 일본 모노하 운동의 중심인물로 그동안의 전시와 작품들을 재평가받으며 세계 유수의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성공적인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다양한 소재들인 나무, 돌, 쇳조각 혹은 유리 조각 등 자연물과 인공물을 자유롭게 활용한다. 이들 사물 간의 조합과 배치를 통한 작업들로 특정한 전시 공간 내에 서로 다른 소재들을 의도적으로 대립 구도로 배치하거나 하나의 작품으로 만든다.
서승원은 한국 추상미술의 2세대 작가이자 단색화의 주요 작가로 ‘동시성’이라는 개념을 화폭에 담아냈다. 그는 1960년대 국내 화단의 전환점인 비구상 단체 ‘오리진’과 전위 미술 운동을 주도한 ‘한국 아방가르드 협회’의 창립 멤버로 활동하며, 1975년 도쿄 화랑의 ‘한국 5인의 작가, 다섯 가지의 흰색’ 전시 이래로 단색화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가 됐다. 초기에는 기하학적이고 선이 분명한 형태를 추구했지만, 1990년대를 기점으로 완고함이 해체되며 현재는 부드럽고 따뜻한 화면 구성을 보여준다.
최명영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과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홍익대 서양화과 교수를 역임했다. 그는 오리진 협회 창립멤버로서 파리 비엔날레(1967), 상파울루 비엔날레(1969) 등 다수의 기획전과 국제전에 출품해왔으며, 최근 도쿄 오페라시티 갤러리(Museum)에서 기획한 ‘Rhythm in Monochrome Korean Abstract Painting’(2017) 전시 참여 등을 통해 한국 화단의 주요 작가로 국제적인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2023년 파리 알민 레슈 갤러리와 2024 동경화랑에서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물질과 비물질의 경계를 ‘중첩’과 ‘반복’에 의해 형성된 물감의 다층적 Layer(층)를 통해 표현하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심문필은 대구 출신 작가로 프랑스 파리에서 30여 년간 활동 중이다. 그는 전통 회화의 색과 면의 관계에서 가상의 빛을 시각화하여 자신만의 리듬적 감각을 표현한다. 1995년 갤러리 신라에서 열린 전시에서는 자기테이프의 줄을 이용해 직선과 소리, 리듬을 탐구했고, 2005년부터는 플렉시글라스를 활용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의 작품은 일률적인 색면을 가로지르는 가느다란 띠 형태의 선들로 구성되며, 이 선들은 단색면을 자르고 조정하여 색과 면의 관계에 리듬을 부여한다.
박창서는 2000년 계명대 졸업 후 파리 제1대학 팡테옹 소르본에서 예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의 박사 논문 ‘예술적 과정의 모호성과 투수성:언어, 창조, 평가’는 심사위원들로부터 만장일치로 최고 논문으로 인정받았다. 그는 사진, 설치, 퍼포먼스, 비디오, 회화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현대미술의 다양한 맥락을 탐구하는 개념 미술가로서 2016년 갤러리 신라 개인전, 2017년 대만 예술대학교 개인전과 대만 국제 전시 참여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론과 실무 능력을 겸비한 대구 지역의 대표적인 작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