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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례 공고에도 지원자 ‘0’… 포항 북구보건소장 넉 달째 공석

이시라기자
등록일 2024-11-06 21:13 게재일 2024-11-0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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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보건행정업무 동시 담당… 급여 대비 고강도 업무 ‘기피’<br/>코로나팬데믹·고령층 증가 등 공공의료 수요 점점 높아지자<br/>市 ‘의사면허소지자’ 요건 걸어 “연내 적임자 찾기 위해 최선”

‘보건소장 할 의사 어디 없소’

지역 의료행정을 책임지는 포항시 북구보건소장 자리의 공석이 장기화하고 있다. 포항시가 수개월째 자리가 빈 보건소장을 뽑기 위해 4차례에 걸친 채용 공고에 나섰지만,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6월 말쯤 박혜경 포항시 북구보건소장이 퇴임한 뒤 4개월 넘게 신임 북구보건소장 자리가 비어 있다.

이 자리는 현재 김정임 남구보건소장이 겸임해 업무 공백을 메우고 있다.

앞서 시는 박혜경 북구보건소장이 퇴임하기 전인 지난 4월 8일부터 같은 달 21일까지 1차 모집공고를 냈다. 하지만 당시 지원자는 ‘0명’이었다.

그 후 시가 4차 모집공고를 냈지만, 이때까지도 지원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시는 지난달 30일 5차 모집 공고를 냈다.

포항시 관계자는 “지원자 모집을 위한 해결책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면서 “예산이 확보될 경우 관사를 지급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의료계에서는 보건소장직이 일반 의사보다 현저히 보수가 낮고, 급여 대비 업무 강도가 높아 기피하고 있는 직종으로 손꼽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시도 지원이 저조한 원인에 대해 ‘처우 문제’를 지목했다. 북구보건소장은 지방기술서기관 또는 일반임기제 개방형 4호 공무원으로 임용된다. 임용 기간은 2년이다. 근무실적과 성과 등을 감안해 총 5년 범위 내에서 연장 가능하다. 기본 요건은 의사(의사 면허 소지자)다. 보건소장의 연봉은 6000∼9000만원 수준이다. 각종 수당을 다 합쳐야 연봉 1억원을 넘길 수 있다.

보건소장의 직무는 보건소의 주요 시책과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보건지소와 진료소를 관리 및 감독하는 등 지역 보건행정 업무 전반을 담당해야 한다.

지방 중소도시 종합병원 전문의도 최소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보장받는 현실에서 적은 급여로 진료는 물론 각종 행정업무를 도맡아 해야 하는 책임이 막중한 보건소장 자리를 선뜻 맡겠다는 의사가 거의 없다는 것이 의료계의 지적이다.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또 다른 이유는 보건소장 자격 요건에서 ‘의사면허 소지자’를 우선 임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도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지역보건법’ 개정으로 의사를 임용하지 못할 경우 한의사와 치과의사, 간호사, 조산사, 약사 등도 보건소장으로 임용할 수 있도록 채용 조건이 완화됐지만, 시는 이번 모집에서 모두 ‘의사면허 소지자’라는 자격요건을 고집했다.

이는 지역 보건의 주민 수요가 높은데다 고도의 전문지식이 필요한 자리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로나 팬데믹 경험, 고령 인구 증가로 공공의료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이같은 인식은 더 굳어져 버렸다.

포항시 관계자는 “지원자의 경력에 따라 급여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올해 안으로 적임자를 찾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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