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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탕회동에 親韓 ‘부글부글’ - 대통령실 “할말 했다”

박형남기자
등록일 2024-10-22 20:13 게재일 2024-10-2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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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김 여사 측근 ‘한남동 라인’ 인사조치 등 인적쇄신 건의했지만   <br/>尹 “누가 어떤 잘못했나 알려달라” 온도차… 당정 위기 봉합 못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1일 ‘81분 면담’에서 주요 현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특히 81분 면담 이후 한 대표 측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대표가 한남동 라인 8인에 대한 인사조치를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내용 등 대통령실을 향한 공세를 이어가자 대통령실도 반박에 나섰다. 당정 관계에도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사실상 결별 수순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22일 여권에 따르면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대통령실 내 김건희 여사 측근 그룹으로 지목된 이른바 ‘한남동 라인’ 8명의 실명을 거론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들에 대한 사실상 인사 조치를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한계 박정훈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중요도로 따지면 인적 쇄신이 한 대표가 생각하는 1번이었다. 한 대표는 지금 여사 문제를 풀어야지만 국정운영의 동력이 다시 살아난다고 본다”며 “아주 비중 있게 인적 쇄신 문제를 얘기한 것이다. 10명 가까이 이름을 구체적으로 말하고 그분들이 지금 왜 문제인지도 설명을 한 것 같다”고 전했다. 한 대표의 건의에 윤 대통령은 확실하게 더 확인을 거쳐야 조치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박 의원은 “대통령은 어쨌든 그분들이 대통령실에서 일하는 용산의 대통령 참모이기 때문에 대통령이나 여사하고 소통하는 거에 대해서 큰 문제의식이 없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그게 도대체 뭐가 문제라는 거냐는 인식이 용산 내부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가 전날 면담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직접 하지 않고 박정하 비서실장이 대신 브리핑을 한 것도, 빈손 면담에 대한 한 대표의 불만을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대통령실도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회동에서 윤 대통령이 한 말을 공개하며 반박에 나섰다.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한 대표가 대통령실 안에서 김건희 여사와 관련 있는 인사들을 정리해야 한다고 요구한 데 대해 “나는 문제 있는 사람은 정리하는 사람이다. 한 대표도 나를 잘 알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누가 어떤 잘못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문제를 전달하면 그 내용을 보고 조치를 판단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한 대표가 생각하는 대통령실 인사들의 구체적인 문제를 소상히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을 통해 알려달라고 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가 대외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한 데 대해서도 “김 여사도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며 “꼭 필요한 공식 행사가 아니면 이미 많이 자제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전직 영부인 관례에 근거해 활동을 많이 줄였는데 그것도 과하다고 하니 더 자제하려 한다”며 “지켜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의 의혹 규명 협조 건의에 대해선 “이미 일부 의혹의 경우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고 의혹이 있으면 막연하게 이야기하지 말고 구체화해달라”며 “의혹들을 수사하려면 객관적 혐의나 단서가 있어야지 단순 의혹 제기만으로 되는가. 문제가 있으면 수사받고 조치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한 대표에게 “나와 오래 같이 일해봐서 알겠지만 나와 내 가족이 무슨 문제가 있으면 편하게 빠져나오려고 한적 있는가”며 장모가 법정 구속됐던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다.

또 야당의 ‘김여사 특검법’ 강행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 잘 막아왔는데 만약 당 의원들의 생각이 바뀌어 야당과 같은 입장을 취한다면 나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다. 우리 당 의원들을 믿는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여론이 더 악화하면 우리당 의원들을 설득해서 특검법을 막기 힘들어진다”라고 말한 것에 대한 윤 대통령의 답변이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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