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 수령 왕버드나무 반영 찾는<br/>‘사진찍기 명소’로 유명세 탔지만<br/>부영양화 심각 초록으로 물들어가 <br/>관리주체 각각 책임 떠넘기기 급급
지난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경북도 사진찍기 좋은 명소로 이름을 알리며 많은 사람이 찾았던 남산면 반곡지가 수면에 발생한 부유물 등으로 오염된데다 관리마저 제대로 되지 않아 관광지로서의 명성이 퇴색되고 있다.
반곡지는 4만 9500㎡의 수면에 수령이 200년 이상 된 왕 버드나무 23그루가 수면에 비치는 반영(反影)이 계절에 따라 주는 느낌이 달라 사진을 찍고자 방문하거나 이를 즐기고자 찾는 발걸음이 많았다.
지난 2022년 경북도관광공사가 ‘경북 사계절 웰니스 관광지 50선’으로 선정하며 반곡지를 봄나들이 10선에 포함했다.
경산시는 반곡지를 찾는 방문객을 위해 2023년 반곡지 일원을 ‘반곡리 농촌다움 복원사업’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기존의 산책로를 정비하고 새로운 산책로를 설치해 반곡지의 수려한 경관을 어느 방향에서나 감상할 수 있도록 하고 그네나 의자 등 편의시설도 갖추었다.
또 지난 7월에는 역사와 문화 및 경관의 대표성과 상징성이 있는 저수지 10곳을 시민들의 선호도 조사로 선정하며 반곡지도 포함했다.
하지만, 현재의 반곡지는 부영양화에 따른 개구리밥(부평초) 등으로 버드나무의 반영을 촬영하기 어려워 기대감으로 반곡지를 찾은 방문객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더욱이 반곡지의 관리주체가 하나가 아닌 여러 곳으로 나뉘어져 부서간 책임 떠넘기에 급급하는 등 근본적인 문제 해결 대책마저 뒤따르지 않고 있다.
왕 버드나무는 문화관광과, 수질은 환경과와 건설과에서 관리하는 등 한 곳에 집중되지 않은 관리체계로 반곡지가 어느 곳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저수지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반곡지에서 만난 김형성(42)씨는 “가족과 함께 반곡지에서 인생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실망감만 안고 돌아가게 생겼다”며 “많은 예산을 투입해 주변을 가꾸고 홍보로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리에 실패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어 관리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경산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