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총 관로 중 35.7% 노후<br/>수돗물 2차 오염 문제 취약<br/>물관리 선진국 사례 반영한<br/>상수도 정책 전환 시기 지적
지구 온난화로 폭염 일수가 늘어나면서 수돗물의 수질 안전성에 대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기온 상승으로 수돗물의 온도가 높아져 세균번식 등 수돗물 2차 오염 문제가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상수도는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사회기반 시설이고 국민위생안전에 직결되는 시설이다. 수돗물은 정수장에서 소독 등으로 깨끗하고 안전하게 정수처리 되어 공급되지만 문제는 수도관이다.
정수처리 기술의 발달로 수돗물은 안전하게 생산되지만 정수처리된 수돗물이 수도관을 통해 수송되는 과정에서 수도관의 부식과 수도관 속에서 세균이 다시 생장해 수돗물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것.
지난해 10월 26일 한국물환경학회와 대한상하수도학회가 공동 진행한 포럼에서 세종대 맹승규 교수는 “대구시와 고령군의 수돗물을 측정한 결과 낙동강에서 취수해 정수한 수돗물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발암물질인 총트리할로메탄이 검출됐다”고 보고했다.
수돗물의 발암물질은 기온이 상승하면서 수도 원수의 수질이 악화돼 염소소독 농도가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소독 부산물이다.
경북도 상수도는 그동안 공급자 중심의 수도보급 확대와 수돗물 공급의 양적인 부족 해결에 중점을 둔 결과 전 도민이 상수도 혜택을 수혜하는 수준(2022년 현재 경북도 급수 보급률 98.9%)에 이르렀다.
하지만, 만성적인 적자운영, 노후시설의 증가로 수돗물 2차 오염원이 증가하고 있으나 열악한 재정여건 등으로 기온상승, 인구구조의 변화 등 미래 상수도 운영 여건의 변화에 대응은 어려운 실정이다.
그간 국내 상수도 정책은 보급 확대를 위한 공급자중심, 물의 양’에 맞춰져 있었지만 ‘물의 질’을 개선하는 수요자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수도 정책의 패러다임의 전환이 요구된다.
2022년 상수도 통계에 따르면 경북도 상수도 총 관로 연장 2만9346㎞ 중 35.7%가 21년이 지난 노후된 관이다. 더욱이 상수도 관로에서 연장이 가장 길고 2차 오염에 취약한 배수관의 경우 주철관이 53%, PVC관이 23%, PE관이 13%, 기타 11%로 구성되어 있다.
전문가들은 경북도의 관로 구성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경북도의 지반구조가 강 부식성의 화강암과 편마암으로 구성돼 수도 원수의 부식성이 높고 수돗물의 소독제인 염소 또한 강 부식성으로 금속관의 급속한 부식을 피할 수 없는 여건이다.
이에 따라 수도관망을 수질 친화적이고 경제적인 수도관으로 구성해 노후관을 줄이고 수질 안전을 유지하는 것이 당면 과제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의 실증연구에 의하면 수도 수질에 가장 친화적인 관종은 스테인리스관과 PVC관으로 주철관과 PE관에 비해 월등하게 우수하다. 네덜란드와 미국 등 물관리 선진국들은 부식되지 않고 수질 관리에 적합한 PVC 소재 수도관으로 교체하고 있는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 전문가는 “수질 안정성 확보를 위해 수질과 경제성 중심으로 합리적인 관망 구성이 요구된다”며 “경북도 상수도의 한단계 더 성장을 위해 수질 중심의 안전한 수돗물 공급에 중점을 두는 상수도 정책 전환이 필요한다”고 지적했다.
/전병휴기자 kr5853@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