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시장은 그저께(27일)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경북도의회가 대구시장 성토장이 된 것은 유감이다. 도의회 동의는 어려울 것 같다. 통합논의는 장기과제로 돌리겠다”고 밝혔다. 이날 열린 경북도의회 본회의에서는 행정통합과 관련, 홍 시장을 수위 높게 비난하는 의원들의 발언이 여과 없이 공개됐다. 행정통합은 반드시 시·도 광역의회 의결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경북도의회 반대가 심하면 사실상 성사되기 어렵다.
홍 시장과 이 지사가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행정통합에 전격 찬성한 것은 통합만이 저출생, 기업유치 같은 현안을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부도 통합 비용 지원과 행·재정적 특례 부여를 아끼지 않겠다고 몇 번이나 약속했다. 이런 긍정적인 상황인데도 통합논의가 청사 소재지와 시·군 권한 문제로 무산된 것은 아쉽기 짝이 없다.
다행인 것은 이 지사가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중단 없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점이다. 이 지사는 “서로 협의하며 조정하는 가운데 난관을 극복하고 미래세대를 위해 대구경북 통합의 길을 열어가자”고 제안했다. 통합논의가 이어질 희망은 아직 남아 있는 셈이다.
이 지사가 언급한 것처럼, TK행정통합은 수도권 일극체제의 부산물인 비수도권 소멸과 저출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 대개조사업이다. 정부가 행정통합을 적극 지원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행정통합에는 다양한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홍 시장도 장기과제로 넘긴다는 여운을 남긴 만큼, 대구시와 경북도는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행정통합에 대한 공론화 작업을 멈추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