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트족이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급여양극화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한국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세전)은 대기업 591만원, 중소기업은 286만원이다. 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이러니 청년 대부분이 대기업 취업에 목을 맬 수밖에 없다. 금융기관이나 대기업의 억대급여나 성과급이 하루가 멀다 하고 언론에 보도되는데, 청년들이 최저임금 수준의 중소기업에 취업할 마음이 생기겠는가.
대기업 고용 시장에 찬바람이 분지는 오래됐다. 상당수 대기업들은 채용 방식을 대규모 공개채용 위주에서 경력 위주로 바꾸고 있다. 우리나라 4대 기업 중 공채를 유지하는 곳은 삼성그룹뿐이다. 2019년 현대차를 시작으로 LG, 롯데, SK그룹이 공채제도를 폐지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해 매출 1조원 이상 대기업 100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지금까지 공채를 유지 중인 대기업 5곳 중 1곳은 올해까지만 공채를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해진 기간 일정 인원을 선발하던 정기 공개 채용 제도 대신 수시·상시 채용을 늘리겠다는 의미다.
청년들의 구직포기는 사회·경제적 손실로 이어진다. 취업의욕은 한 번 떨어지면 여간해선 회복하기 어렵다.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 결혼·출산을 포기하게 되고, 결국 국가가 인구소멸 위기로 치닫게 된다. 가장 좋은 해법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근무환경 격차를 줄이는 것인데 쉽지 않다. 모든 분야에서 양극화가 심각하게 진행되는 우리 사회의 그늘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