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에서 작지만 울림이 큰 생명을 위한 문화제 '슈바이처 제자 이일선 목사(의사) 추모 의료문화제'가 개최돼 의료 환경이 열악한 울릉도 의료환경을 되돌아 보는 시간이 됐다.
KBS 포항방송국 울릉중계소가 주최하고 울릉호텔, 대저페리, 울릉크루즈, KIOST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가 후원한 이번 행사는 12일 울릉호텔 주차장광장에서 진행됐다.
지금도 울릉도에서는 기상이 나쁜 날 아프면 안 된다는 말이 있다. 헬기와 경비함, 선박 운항이 어려워 울릉도에서 죽음을 기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63년 전 병에 걸리면 미신에 의존해야 했던 울릉도에 슈바이처의 제자이기도 한 이일선 목사(서울 신일교회 개척)가 울릉도를 찾아 왔다.
의사이기도 한 이일선 목사는 1961년 7월부터 1979년까지 18년간 울릉도의 열악한 의료여건을 개선하고자 병원을 짓고 지역민들에게 의료봉사를 시작했다.
‘이일선 목사 추모 작은 의료 문화제’는 울릉도 주민들을 위해 평생을 의술로 헌신한 이일선 목사의 슈바이처 정신을 기리고자 마련됐다.
또한, 이일선 목사를 테마로 한 울릉도 스토리 관광 활성화와 울릉도의 열악한 의료 여건을 널리 알리고 개선하려는 목적으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고 주최측은 밝혔다.
이날 행사는 먼저 영상으로 보는 이일선 목사 및 1960년 울릉도 이야기를 시작으로 ‘내가 취재한 이일선’ 을 쓴 전정희 국민일보 논설위원이 이일선 목사의 울릉도 일대기를 설명했다.
이어 김윤배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대장의 이일선으로 본 울릉도 의료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김 대장은 ‘육지 이송이 좌절된 울릉도 환자 숨졌다’는 경북매일신문 기사를 인용하며 "울릉도에서 환자가 발생 기상악화로 헬기, 경비함 후송이 안 되자 어선을 이용해 육지 병원으로 후송에 나섰지만 파도가 높아 되돌아 왔고, 울릉군보건의료원에서 환자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자신이 근무하는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직원이 뇌경색으로 헬기로 육지로 후송됐는데 만약 헬기 후송하지 않았다면 유명을 달리했을 것"이라며 "이번 의료문화제를 계기로 울릉도 의료환경이 개선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영헌 울릉군보건의료원장은 “의료환경 개선을 위해 이 같은 의료 문화제가 열린데 감사하다”며 “과거에는 울릉군보건의료원에서 수술을 했지만 법적, 시설 등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로 마음대로 수술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이어 “백령도는 군의관이 주민들을 진료하지만, 울릉도는 울릉군 보건의료원이 군인을 진료한다”며 ”따라서 여러 가지 차원에서 울릉공항이 완공되면 헬기 상주 등에 대해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일선 목사의 둘째 며느리 장은실씨는 “울릉도병원(현재 울릉호텔)을 지을 때 암석이 부석으로 되어 있어 엄청난 양의 시멘트가 투입됐다”고 건축 당시를 회상했다.
장씨는 또한 “울릉군보건의료원을 건축할 때 울릉병원을 사용하도록 협의했지만 잘 안 됐다”며 “울릉도가 안전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의료 시설 확장, 개선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알고 육신도, 정신도 건강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몽골에서 온 몽고 청소년 11명이 한국에서 배운 찬송가와 몽골의 춤을 선보였고 울릉도 통사모가 흥겨운 노래 공연을 했다. 행사장 주변에는 울릉도와 독도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사진전도 열렸다.
김윤배 대장은 “울릉도 보건의료를 지켜온 울릉도 근현대 모든 보건의료들의 노력에 감사드린다”며 “울릉도 상주 응급헬기 운영, 울릉군보건의료원 의료인프라구축은 울릉주민의 권리”라고 주장했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