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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서 리더의 중요성

등록일 2024-07-07 18:20 게재일 2024-07-0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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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찬 포스코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김종찬 포스코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기술의 발달은 각광받던 물건을 한순간에 시간의 뒤편으로 밀어내기도 하고 그 자리를 다른 대체 수단이 대신하기도 한다. 이렇게 소비자의 기억에서 지워지는 상품들과 관련된 산업이 사양산업이다. 사양산업에 들어선 기업들은 업종 전환을 시도해서 성공하거나 대개는 시장과 함께 없어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사양 기업’이 있을 뿐 ‘사양산업’은 없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더 싸면서도 편리한 물건이 주는 혜택을 맘껏 누리고 있으나 그것을 만드는 기업이 대체되었을 뿐이다.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거나 한때의 영광은 화려했지만 역사의 뒷면으로 물러난 기업을 보며 발견한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는데 기업은 대표가 이해하는 범위 이상으로 절대 크지 못한다는 것이다. 시장과 고객은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했으면서 단순히 인재 채용과 권한 위임을 통해 해결하려 한다는 점이다. 세상은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고 상품의 효용과 유행은 더욱 짧아지고 있어 대표의 철학이 반영되지 않은 의사결정은 미래를 절대 담보하지 못한다.

아무리 뛰어난 회사라도 아무리 훌륭한 인재를 스카우트하여 위임한다고 해도 회사와 조직은 최종 의사결정자가 이해하는 크기를 절대 뛰어넘지 못한다. 그래서 리더는 신입사원의 마음가짐으로 조직을 돌아보고 시장의 움직임과 지식 시장 도메인부터 배우고 익혀야 한다. AI가 급속도로 발전하자 비슷한 오류에 빠지는 사람들을 본다. AI가 할 수 있는 스킬을 왜 내가 배우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다. 버리는 것이 잘 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꼭 갖추고 있어야 할 기본적인 것들을 유행이 지난 옷가지처럼 버리고 그 자리에 최신의 것을 늘 채우려 한다. 앞으로도 영원히 실력은 품성을 뛰어넘을 수 없고, 이론은 실행을 이길 수 없으며 필요한 인재는 기업이 직접 키우는 것이 본질이 될 것이다. 성공한 기업인과 리더는 공부를 끝없이 한다. 그 어떤 사회 초년생들보다 더 열심히 배우고 익히고 연구한다. 이재용 회장도 영어와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자신의 일을 대신 처리해 줄 사람을 고용하지 못해서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통역을 거친 언어는 중요한 알맹이가 필터링 돼 전달될 수 있고, 직접 내 두 발을 딛고 내 두 손으로 내 머리로 이해하는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체득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AI(LLM)는 하드코딩보다 최소 100배 비싸다. 하지만 사람보다 최소 100배 싸다. 하드코딩으로 할 수 있는 것을 AI로 대체하는 결정을 내리는 리더들이 있다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그런데 AI가 할 수 있는 일을 사람에게 시키는 것은 더욱더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 조직의 리더나 기업의 대표가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의사결정을 한다면 사양 기업의 역사적 소용돌이에서 절대 빠져나올 수 없을 것이다. 사양산업에서 블루오션을 찾아내는 일은 시대의 흐름을 읽고 정확하게 방향을 결정하는 리더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사양산업은 있어도 사양 기업은 없다’라는 말을 깊이 새겨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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