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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복입은 불멸의 호국영웅

등록일 2024-06-18 19:50 게재일 2024-06-1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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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태 시조시인·서예가
강성태 시조시인·서예가

때이른 더위가 한여름을 방불케 한다. 수년 전부터 봄과 여름의 경계가 모호해져서, 꽃들이 일제히 피면서 봄인가 싶더니 어느새 여름날인가 싶을 정도로 무더위가 찾아들어 계절의 구분을 다시 책정해야 할듯하다. 그만큼 지구온난화나 기후변화에 따른 현상이겠지만, 갈수록 한반도도 차츰 열대성기후로 바뀌면서 기상이변과 자연재난에 노출되지는 않을까 염려스럽기만 하다. 기후와 세월을 이기는 장사가 없겠지만, 아무리 세월이 흐르고 세상이 달라져도 잊혀지거나 변해서는 안 될 불멸의 가치가 있다. 바로 호국보훈의 의식과 예우이다.

해마다 찾아오는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지만, 호국의 일념과 보훈의 마음이 어찌 6월에만 국한되랴. 지정학적인 측면도 있었겠지만 유난히 외세침입이 많았고, 한반도를 피로 물들였던 6·25한국전쟁이 근·현대 들어 가장 뼈저린 상처와 엄청난 피해를 가져와 현재까지도 분단과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호국보훈은 전쟁의 비극을 잊지 않고, 국가와 국민의 안위와 평화를 위해 헌신한 이들을 기리고, 그들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하며 숭고한 뜻과 훈공에 보답한다는 측면에서 깊이 되새기고 이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리라고 본다.

보훈 없는 호국은 없듯이, 공로와 은혜에 보답하는 보훈의 정신이 무너지면 나라를 지키는 호국을 기대할 수 없다. 그러한 관점에서 2023년 7월 6·25 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6·25 전쟁 참전유공자에게 국민적 존경과 감사를 담은 새로운 제복과 넥타이를 국가보훈처에서 맞춰드린 것은 의미있는 일로 여겨진다. 이른바 ‘제복의 영웅들’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국민들이 6·25 참전용사를 대할 때 인식개선이 필요한 기존 조끼형태의 여름 약복의 디자인을 새롭게 해서 참전용사에 대한 예우를 표하고 영웅을 존경하는 사회적 인식을 증진시키고자 참전용사를 위한 제복을 제작한 것이다.

그렇게 제작된 베이지색의 산뜻한 제복은 전국의 생존 참전유공자 5만8000여 분께 단계적으로 지급됐다. 포항지역에는 300여 분께 지급됐으며, 그 중 30여 분께는 최근 포스코 사진봉사단이 포항시보훈회관을 찾아 6·25전쟁 참전 유공자의 늠름한 모습의 제복영웅사진과 편안한 장수사진, 노병들의 단체사진 등을 촬영해 드려서 의의를 더했다. 그러한 광경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 아니며, 위기에 처한 나라를 위해 헌신한 호국영웅들을 예우하며 존경과 숭고한 뜻을 기리는 봉사자들의 낯빛이 진지하고 역력했었다고나 할까?

기억은 기록이나 사진을 통해서 더 또렷해지고 오래 남게 된다. 영웅을 기억하며 새로운 제복을 만들어준 정부도 감사하고, 참전용사들의 영예로운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내는 봉사단의 활동도 고무적이다. 제복을 입고 거수경례를 하는 모습을 촬영하면서 호국영웅들이 6·25전쟁 때부터 겪었을 험난한 삶의 여정과 희생을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이 된 것 같아 뭉클할 정도였다.

나라를 지켜낸 6·25전쟁 영웅들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가 평범하면서도 행복한 일상을 편안히 살아갈 수 있다. 6·25전쟁 영웅 뿐 아니라 국가유공자 분들께 나라사랑 정신을 기리고 명예를 드높이며 호국영웅들을 예우하는 많은 노력과 지원이 있어야 진정한 보훈의 의미가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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