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1~2인가구 사용 골머리<br/>용기 가득 채울때까지 악취·벌레<br/>일반 쓰레기봉투에 버리기 일쑤<br/>대구 2L, 경주·안동 3L 사용 중<br/>가구 인원 수 맞춘 용기 도입을
포항시 북구 장량동의 한 원룸에 거주하는 김씨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에 애를 먹고 있다. 혼자 살고 있는 김씨에게 음식물 쓰레기 수거 용기 5ℓ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김씨는 “용기를 가득 채우기 까지 악취가 나고 벌레가 꼬여 음식물 쓰레기 배출 방법을 어기는 일이지만 음식물이 생길 때마다 일반 쓰레기봉투에 버린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김씨 사례처럼 포항시 다세대주택, 원룸, 단독주택 등에 거주하는 1~2인 가구에서는 5ℓ 미만의 음식물 쓰레기 용기나 RFID 종량제가 없어 음식물 쓰레기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RFID 종량제는 내가 버린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만큼만 교통카드로 수수료를 지불하는 방식이다.
2024년 4월 포항시 남·북구 세대별 인구 현황을 살펴보면 1~2인 가구가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1~2인 가구는 남구 오천읍과 북구 장량동에 가장 많이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천읍의 1인 가구의 수는 1만 2433명, 2인 가구의 수는 6735명이며, 장량동 1인 가구의 수는 9448명, 2인 가구의 수는 7277명이다.
실제 오천읍과 장량동의 원룸, 단독주택가 일대를 돌아본 결과 가로수와 전봇대, 길가에 버려진 일반 쓰레기봉투에서 음식물 쓰레기가 뒤섞여 버려진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인하대학교 환경공학과 배재호 교수는 “음식물 쓰레기가 일반쓰레기와 함께 소각될 경우에는 수분함량이 높아져 불완전 연소가 발생하여 대기오염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며 “음식물 쓰레기가 혼합 배출되는 경우 수거 과정에서 악취 발생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2016년 1월부터 음식물 쓰레기는 배출 용기를 통해서만 배출이 가능하도록 관련 조례를 개정해 시행하고 있지만, 상당수의 1~2인 가구에서는 포항시의 권고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다.
인근지역인 대구시 북구에서는 가정용 음식물 수거 용기 2ℓ, 경주시 3ℓ, 안동시 3ℓ 등 5ℓ 미만의 용기나 봉투를 판매 및 사용 중이며, 안동은 2020년 11월부터 RFID 종량제를 도청 신도시 내 일반 주택 밀집 지역에 설치해 사용하고 있다.
환경부의 ‘2012년 RFID 종량제 시범 도입 지자체별 감량 효과 및 분석 결과’에 따르면 시행 전 발생량 대비 시행 후 최대 28.7%의 음식물 쓰레기 감량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시는 19%의 감량 효과를 보였다. 경기도 구리시의 경우 세대별 부과 비용이 약 50% 감소해 주민 만족도가 올라간 것으로 조사됐다.
포항시 관계자는“음식물 쓰레기 발생량, 1~2인 가구 수 조사, 타시·군 도입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5ℓ 미만의 수거 용기, RFID 종량제 도입 여부를 결정하여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는 입장을 전했다.
/단정민수습기자 sweetjmini@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