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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混)’ 자, ‘혼(昏)’ 자 한자어 공부

등록일 2024-05-13 19:22 게재일 2024-05-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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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호 서울대 교수·국문과
방민호 서울대 교수·국문과

이 시대를 잘 살아 가려면 한자 공부를 좀더 해야겠다. 그중에서도 이 두 글자 ‘혼’을 잘 알아야 하겠다.

‘혼돈(混沌)’은 마구 뒤섞여 있어 갈피를 잡을 수 없음이다. 또는 그런 상태를 가리킨다. ‘어목혼주(魚目混珠)’란 물고기의 눈알과 구슬이 뒤섞인다는 뜻으로 가짜와 진짜가 마구 뒤섞임을 가리킨다.

‘일어혼전천(一魚混全川)’은 한 마리 물고기가 온 냇물을 흐려놓음이다. ‘혼탁(混濁)’은 불순물이 섞이어 깨끗하지 못하고 흐림이다. ‘혼돈씨(混沌氏)’는 하는짓이 모호하거나 정신이 흐리멍텅한 사람을 농담으로 일컫는 말이다. ‘혼돈주(混沌酒)’는 여러 가지 술을 한데 뒤섞은 술을 가리킨다. 요즘말로 ‘폭탄주’를 말하는가 보다.

‘혼돈탕(混沌湯)’은 여러 가지 음식을 뒤섞어서 끓인 국이란다. 요즘으로 따지면 부대찌개인가 보다. ‘혼선(混線)’은 말이나 일 따위가 갈래가 얽혀 종잡을 수 없음이다. ‘혼란기(混亂期)’는 갈피를 잡을 수 없어 어지러운 시기다. 요즘 같은 때를 가리킨다고 봐야 한다.

‘혼신결혼(混信結婚)’은 종교가 다른 사람끼리 결혼함이다. ‘혼돈개벽(混沌開闢)’은 혼돈한 시대를 버리고 새로운 시대를 연다는 뜻이라고 한다. ‘옥석상혼(玉石相混)’은 옥과 돌이 섞여 있다는 것으로, 좋은 것과 나쁜 것이 한데 섞여 있음을 가리킨다.

‘혼명(昏冥)’은 어둡고 캄캄함이다. ‘혼혼(昏昏)’은 정신이 아뜩하여 희미함을 말함이다. ‘혼혼맹맹(昏昏儚儚)’은 매우 흐릿하고 가물가물한 모양이다. ‘혼미(昏迷)’는 정신이 흐리고 멍하게 됨을 가리킨다. ‘혼암(昏暗)’은 불빛 따위가 없어 밝지 아니함을 가리킨다.

‘혼란(昏亂)’은 마음이 어둡고 어지러움이다. ‘혼탕(昏蕩)’은 정신이 어둡고 어리둥절함이다. ‘혼왕(昏王)’은 어리석고 둔한 임금을 말한다. 옛날에 그런 대통령도 있었다.

‘혼계(昏季)’는 나이가 젊고 세상 물정에 어두움을 말한다. ‘혼매(昏昧)’란 어둡고 어리석어서 아무 것도 모름이다. ‘혼한(昏漢)’은 어리석어 사리에 어두운 남자를 말한다.

나 같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인 모양이다. ‘병혼(病昏)’은 병이 들어 정신이 혼미함이다. 아버지 돌아가시기 전에 자주 그러셔서 안타깝고 괴로웠다.

‘혼타(昏惰)’는 어리석고 게으름이다. ‘혼포(昏暴)’는 사리에 어둡고 사나움을 가리킴이다. 이런 사람은 정말 위험하다. ‘혼태(昏怠)’도 어리석고 게으름이다.

‘기혼(氣昏)’은 정신이 아득하고 기력이 흐리멍텅함을 말한다.

‘노혼(老昏)’은 늙어서 정신이 흐림이다. 나이가 들어도 이렇게 되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그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혼침(昏沈)’은 정신이 푹 까무라침이다. ‘혼혹(昏惑)’은 사리에 어두워 미혹함을 말한다. 젊은 사람도 이렇게 되는 사람들이 많다. ‘혼야(昏夜)’는 어둡고 깊은 밤을 말한다.

‘혼암(昏闇)’은 어리석고 못나서 일에 어두움이다. 또는 사회가 혼란스럽고 정치가 부패되어 있음이다. 지금 이 나라의 상태를 설명하기에 정확하다. ‘혼폐(昏閉)’는 어둡고 꼭 막힘이다.

더 이상 무슨 말을 덧붙일 수 있으랴. 4·10 총선 전후의 우리 사회, 정말 어디로 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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