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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일 그리고 개선

등록일 2024-05-12 19:49 게재일 2024-05-1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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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주선 포스코 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엄주선 포스코 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시간은 왜 흐른다고 할까? 시간은 사물의 변화를 인식하기 위한 개념으로 과거 현재 미래로 이어지는 명백히 불가역적인 연속 상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리학에서도 시간은 열역학 제2법칙에 따라 인위적인 에너지가 작용하지 않았을 때 자연적인 에너지 흐름의 방향성은 과거에서 미래로만 직선적으로 흘러가는 것으로 이해된다. 생산현장에서도 시간의 흐름으로 작업과 공정을 표현하고 누구나 쉽게 사용 할 수 있는 개선의 도구이다.

생산현장의 시간은 원가 작업 부하 안전과 직결되며 고객이 주문한 제품을 원하는 시기에 신속하게 생산하여 제공하기 위한 단축의 수단으로 사용된다. 생산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제품이 공정 간 정체가 없이 동일한 사이클(Cycle)로 연속적인 흐름이 되어야 한다. 이상적인 흐름의 모습은 공정 또는 설비 간의 작업시간이 동일하여야 하며 생산 단위의 묶음인 로트(Lot)크기를 지속적으로 줄여 궁극적으로는 1개씩 흐르게 생산하는 것이다.

생산Lot의 크기를 줄이기 위한 걸림돌은 다양한 고객의 주문에 대응하기 위한 설비의 준비교체 시간이며 교체에 소요되는 시간 만큼 Lot크기를 줄일 수 있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준비교체가 발생하는 대표적인 설비가 프레스이며 교체 시간이 적게는 1시간에서 많게는 8시간씩 소요된다. 즉 1시간에서 8시간 분량의 공정내 재공을 보유해야 연속 생산이 가능하므로 넓은 저장 공간과 큰 Lot로 인해 생산 대기시간이 길어지게 된다.

도요타자동차의 경우 여러 모양의 차체의 부품을 찍어내는 과정의 준비교체 시간이 대부분 10분 이내로 이를 더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였다. 오히려 생산을 중단하고 실시하는 준비교체 시간보다는 설비 가동 중에 교체할 금형을 준비하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산 Lot 크기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렇게 준비교체 시간이 짧다 보니 Lot 크기도 작아서 공정내 재공을 많이 가지고 있지 않고 빠르게 흐르는 생산구조를 구축하고 있었다.

또한 자동차 1대가 생산되는 주기인 평균 60초에 맞추어 각 작업자 별로 작업순서와 시간을 정해 표준작업으로 만들어 일정한 패턴으로 리드미컬한 움직임과 가치 있는 동작을 지속하도록 하고 있었다. 조립 라인의 작업중 문제가 발생하여 시간이 지연되면 백업 인원이 도움을 주거나 육상릴레이에서 바통 터치 구간과 같은 존을 설정하여 작업이 늦어지면 대응 할 수 있는 구간을 두었다.

특히 현장의 직책자는 작업자가 가능한 부품의 선택부터 조립까지 시간 낭비없이 최대한 편한 동작으로 반복작업이 이루어지도록 조립품의 배치와 작업 동선 치 공구에 대한 개선을 통해 작업자의 어려움을 기술적으로 해결하는 고민이 일의 80%라고 하였다. 엔지니어가 이러한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함을 꾸짖는 말로 ‘기술의 부족을 직원이 몸으로 때운다’라고 하였던 말이 지금도 생생하다.

조립과 장치 산업을 떠나 시간의 중요성은 동일하다. 생산 Lot의 크기를 줄여 공정 간의 재공과 대기시간을 최소화하고 설비의 사이클 타임(Cycle Time)을 줄여 지속적으로 빠른 흐름을 만드는 노력은 품질의 확보와 함께 기업 경쟁력의 원천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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