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광 초대전 ‘휴일의 몽상’<br/>30일까지 경주 갤러리 라우
황 작가는 2022년 12월 대구 갤러리 토마에서 2인전 등을 개최한 이력이 있는 서양화가다. 시인이자 영문학자인 그는 지난해 8월 지난해 계명대(영문학과)를 퇴직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 특유의 예민한 감각으로 자신만의 시적 감수성으로 담아낸, 일상 속 흔적을 그린 회화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구경꾼들’, ‘중세 마을의 휴일 아침’, ‘약속’, ‘분홍 새’, ‘평화’ 등은 ‘추상화’로 잘못 불릴 만큼 추상과 구상이 혼재하는 반구상 작품들이다.
일상에서 말을 걸어오는 존재나 현상들에 대한 그의 반응들이 그림으로 표출된다. 그가 비루한 존재들에 마음을 빼앗기는 이유는 측은지심(惻隱之心) 외에 또 하나, ‘비루함이 주는 반전’이다. 그는 비루함에서 예술의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한다.
전시 작품은 2개 트랙으로 나눠진다. 출품작 중 절반에 해당하는 첫 번째 트랙 작품들은 날아가지 않는 새를 모티브로 한 반구상 회화들이다. 황 작가는 “모두가 직각으로 등을 꼿꼿이 세우고 지상에 서 있거나 걸어가는 모습이다. 나는 이 의인화된 새들로부터 현실의 굴레로부터 벗어나지 못한 존재, 또는 주어진 현실에 안주하거나, 좌절 또는 비상의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다양한 양태의 현대인들의 모습을 보았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트랙의 작품들은 작가가 의도적으로 새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이다. 작가의 무의식이나 내면을 캔버스에 투사하기보다는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자유롭고 가벼운 새의 마음이 돼 바라보고 느낀 세상의 풍경을 추상적으로 재현하고자 했다.
그림에 대한 재능을 타고난 황 작가는 계명대 영문학과 재직 시절이었던 지난 2011년 연구년 기간 1년간 미국 뉴욕에 체류하면서 그곳의 세계적인 미술관에서 미술작품을 보며 큰 감동을 받았고, 아트 스튜던츠 리그 오브 뉴욕에 등록해 그림 공부를 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