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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화장장 한계치 도달… 죽어서도 묻힐 곳 걱정이네

이시라기자
등록일 2024-03-10 19:07 게재일 2024-03-1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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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늦출 수 없는 포항 추모공원 건립
추모공원 AI조감도.
추모공원 AI조감도.

#1 포항시는 우현화장장(화장로 3기)과 구룡포 화장장(1기), 2곳의 시립화장장을 운영 중이다. 1941년과 1978년에 처음 지어져 올해 각각 83년, 46년째를 맞는다. 총 4기의 화장로는 하루에 4회 씩, 최대 총16회까지 가동이 가능한데 현재 하루 평균 14.6회의 화장이 이뤄져 사실상 포화상태다.

 

#2 특히 우현화장장은 몰려드는 화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예비 화장로 없이 3기의 화장로가 설과 추석 당일만 제외하고 363일 풀가동하고 있다. 리모델링을 거쳤다지만 협소하고 노후화된 시설은 포항의 도시 규모와 위상에 비해 심각하게 낙후됐다. 이를 안타까워하는 시민들과 화장장 이용객들은 ‘새 화장시설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3 포항의 화장률은 해마다 급증해 지난 2017년 79.1%에서 2022년 92.9%로 전국 평균 91.5%보다 높다. 또한 포항은 올해 1월 기준 65세 인구가 전체의 21%를 넘어 초고령화 사회에 이미 진입했다. 특히 포항의 면 지역은 65세 이상 43%로 사실상 ‘절반이 노인’이다. 이에 따라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2년 3~4월경 4~5일 장을 겪는 사례가 이미 있었는데, 오는 2028년이면 한계치 도달로 상시 4일장이 우려되고 있다.

 

우현·구룡포화장장 2곳 총 4기서

하루 평균 14.6회 화장 ‘포화상태’

지역 화장률 전국 평균보다 월등

2028년엔 ‘기본 4일장’ 우려 커져

봉안·자연장 등 공설시설도 전무

타 지역보다 비용 3~8배나 부담

시, 올 상반기 최종부지 선정하고

공원, 장례식장, 화장·봉안시설 등

문화예술 연계공원 조성 ‘총력전’

추모공원 건립을 위한 상생협약식.  /포항시 제공
추모공원 건립을 위한 상생협약식. /포항시 제공

현재 대한민국은 ‘화장(火葬)절벽’이 다가오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가족이 세상을 떠나도 화장할 곳을 찾지 못해 인근 지역으로 ‘원정화장’을 가는 실정이며, 대구·부산 등 광역시 역시 예외는 아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국내 화장인구가 8만2,781명(25만9347명→34만2128명) 증가할 동안 전국의 화장장은 2곳(60→62개), 화장로는 35개(347→382개)증가하는데 그쳤다. 향후 증가될 화장 수요를 분석하면 화장장의 능력을 초과하는 화장 수요가 2028년부터 발생하며 그 격차는 갈수록 더 커질 전망이다.

현대화된 화장시설 건립이 시급한 포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앞서 열거한 사실에서 확인되듯 열악한 사정으로 인해 포항 시민을 최대한 우선적으로 화장하고, 인근 시군의 화장 의뢰를 접수받고 있는 실정이다. 봉안시설이나 자연장 등 공설시설이 없는 포항에서 유가족들은 고인을 모시는 장소의 선택지가 없어 사설 종교 봉안시설을 찾아야 하는 현실이다.

고인을 위해 보다 좋은 장소를 찾기 위해서는 타 시군의 장사시설을 알아봐야 하는데, 해당 시군의 화장 및 안치료보다 최소 3~8배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 따라 포항시는 장묘문화의 시대적인 변화를 반영하고 새로운 장사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추모공원 건립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중에 있다.

시가 지난해 9월 부지를 공개 모집한 결과 7개 마을(구룡포, 장기2, 동해, 연일, 청하, 송라)이 신청해 화장장에 대한 시민들의 변화된 인식이 반영된 가운데 올해 상반기 내 최종 부지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포항시는 추모공원을 문화와 휴식, 첨단 기술이 융합된 ‘명품장례 문화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기피시설이라는 주민들의 오랜 고정관념과 막연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친환경적(무연·무취·무색)’이고, ‘원스톱 장례서비스(장례~화장~봉안~추모)’를 제공하는 문화예술 연계공원으로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부지면적 33만㎡ (10만평)의 80%를 시민을 위한 공원화 공간으로, 나머지 20%를 유족을 위한 장례식장, 화장·봉안시설, 자연장지, 유택동산 등으로 구성한다.

세부적으로는 장사시설과 함께 사색의 숲, 트레킹 코스 등 테마별 공원과 인문학적 전시관의 문화공간, 메타버스, 홀로그램, AI기반 자동시스템의 4차 산업과 융합하는 첨단 공간으로 조성한다.

자료제공 /포항시
자료제공 /포항시

특히 포항시는 총 210억 원의 대규모 인센티브로 유치 지역 주민 지원 및 지역 경제 활성화까지 적극적으로 강구하고 있다. 추모공원 부지로 선정된 마을(리)에는 기금 40억 원, 화장시설 사용료 징수액 20%를 30년간 지원하고 주민 일자리도 제공한다. 또한 유치된 읍면에는 기금 80억원, 주민편익 및 숙원사업 45억원 규모를 지원한다.

공모에 탈락한 지역에도 주민 위로와 화합 차원에서 3억~5억 원 상당의 숙원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선정된 주변지역에는 땅값하락 등을 염려하는 주민들을 위해 파크골프장 건립 및 운영권 등 다양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강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장사시설이 더 이상 혐오시설이 아닌 주민 필수시설이자 복지시설이라는 점을 인식시키기 위한 노력 역시 꾸준히 해왔다.

세종시의 추모공원인 은하수공원 등 선진지 견학, 후보 지역 주민 대표와 상생 협약 체결, 세계 추모공원 사진전시회 등을 통해 새로운 장례 문화 의식을 공유했다. 또한 과거 읍면지역에서만 했던 주민설명회를 올해 초부터는 동 지역까지 확대 실시하는 등 전 시민적인 공감대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추모공원은 시민 삶에 반드시 필요한 생활필수시설로 더 이상 건립을 미룰 수 없다”면서 “추모공원의 정확한 정보를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명품장례 문화시설로 건립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시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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