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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대학, 그 청렬한 학창의 갈피

등록일 2024-01-24 19:59 게재일 2024-01-2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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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태 시조시인·서예가
강성태 시조시인·서예가

배움에는 끝이 없다. 어쩌면 사람의 일생은 전 과정이 배움의 연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태어나서 걸음마를 배우고 말을 배우며, 학교엘 가서 공부하고 기술을 익히며 예의범절을 알고 공중도덕을 지키게 된다.

직장에서 일을 배우거나 누군가와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배우면서 사랑을 쌓아 가기도 하고 세상살이의 풍파를 겪으며 지혜를 더해 가기도 한다. 이렇듯이 사람은 태어나서 일생을 마감하기까지 전 생애에 걸쳐 가르침과 배움이 이루어지기에 평생교육 또는 평생학습이라 하는가 하면, 배움에는 끝이 없고(學無止境) 배움의 바다는 가없다(學海無邊)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농사짓는 일에도 때가 있듯이 배움에도 때가 있는 법이다. 배우고 익힘의 과정이 사람마다 다 같을 순 없겠지만, 가정·학교·사회로 이어지는 교육과 학습의 시기는 대부분 엇비슷하여 또래나 동년배들이 함께 배우고 성장하면서 지식이나 기술을 습득하게 된다.

가르치고 배우면서 서로 성장(敎學相長)하듯이, 사람은 주위의 자극이나 영향을 받아 호기심이나 궁금증을 일으켜 애써 무엇인가를 알고 싶어 하고 끝없이 배움의 끈을 놓지 않게 된다. 그러면서 배움에 대한 즐거움과 깨우침에 대한 열망으로 자긍심을 고취하며 쉼 없이 자아실현을 추구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배움이란 누구나 쉽게 접할 수는 있어도 개개인이 유익한 성과를 거두기는 결코 쉽질 않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 팬데믹의 상황을 거치면서 교육과 학습환경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온라인 비대면 학습에 대한 줌(Zoom)교육시스템이 강화 정착되고, 유튜브 등 인터넷 매체를 통한 사이버 학습콘텐츠가 다양화되면서 교육과 학습방식의 일대 변혁을 가져왔을 정도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나 쉽고 편리하게 청강과 학습에 임할 수 있으니, 불과 몇 십년 전만해도 상상하기조차 힘든 변화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러나 40~50년 전부터 다소 빈약하고 미비한 학습여건에서도 원격교육과 출석수업에 임하며 학문탐구에 매진해온 사람들이 있었다면?

이러한 측면에서 한국방송통신대학교는 1972년 개교한 대한민국 최초의 원격대학으로, 이미 오래 전부터 온라인 시대를 예견하며 미래형 대학교육의 실재를 구현, 선도해왔다고 할 수 있다. 산업화와 도시화가 한창 진행되던 70, 80년대부터 고등 원격교육 서비스를 제공하여 배움의 기회를 놓쳤거나 일하면서 배울 수 있는 교육기반을 조성해서 사회 각계각층의 인재를 육성, 배출해왔다. 또한 대학 졸업 후에도 어학이나 관심학과에 편입학하여 전문지식 확충과 자기계발의 선순환을 제시하는 평생교육의 기틀을 다져서 ‘자기 발견의 감동’을 일상적으로 체득하도록 하고 있다.

힘들게 배우고 어렵게 취득한 학업성과는 결코 쉽게 없어지질 않는다. 더욱이 주경야독으로 고단함 무릅쓰고 배움에 대한 의지와 희망으로 학업의 고락을 함께한 학우들은 친구나 학습동료 그 이상의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러한 동문들이 수십년 간 뜸해졌다가 최근 재회와 결속의 마음을 나누고 있어서 고무적이다.

전국이 캠퍼스인 방송대학이라는 청렬한 학창의 갈피에서 동학(同學)의 웃음꽃이 봄꽃처럼 환하게 피어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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