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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에서 ‘따뜻한 고향의 맛’ 느껴볼까요

류중천 시민기자
등록일 2024-01-09 19:26 게재일 2024-01-1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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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음직한 봉성 돼지숯불구이.
봉화군은 삼국시대엔 고마현, 신라 때는 옥마현, 고려 때는 봉성현, 조선시대 후기부터 봉화군으로 불렸다. 봉화엔 고려 현종 때부터 전승되어 오는 돼지숯불구이가 있는데, 토속음식으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다.

봉화군 봉성면 봉성장터에서는 돼지고기를 소나무 숯불에 요리한 토속음식을 맛볼 수 있다. 지금은 산골의 작은 면 소재지지만 고려 때는 봉성현 관청이 있던 유서 깊은 곳에 봉성장이 있었다. 봉성 돼지숯불구이는 이때부터 봉성장을 드나드는 사람들에게 팔기 시작해 현재도 전문음식점이 10여 군데 있다.


순수한 소나무 숯불만을 이용해 부채로 부쳐가며 구운 요리는 소나무의 독특한 향이 스며들어 맛이 담백하다. 이곳 소나무 숯불구이는 잡내가 적은 암퇘지를 쓰는 것이 특징이며, 구울 때 봉화에서 자라는 소나무 즉, 춘양목(금강송)을 숯으로 사용한다. 굵은 소금을 뿌려가며 적당하게 익었을 때 솔잎과 함께 다시 구워 잡내를 없애고, 솔향을 흠뻑 머금은 고기는 손님상에 바로 올라간다.


주방에서 구워 나오기 때문에 번거로움이 없고 깔끔하게 바로 식사를 할 수 있어 좋다. 기름기가 빠져 쫄깃하고 담백한 맛은 고려 현종 때부터 이어온 비법으로 현재까지 전해 내려오고 있다.


봉성장은 우시장이 있는 큰 규모로 장이 섰다고 한다. 지금은 예전 장터가 사라졌고 장도 서지 않지만, 숯불구이는 남아 전문점이 되고 단지화 돼 그때의 명성을 대변해주고 있다. 식사 때가 되면 돼지고기 굽는 냄새가 솔향과 함께 진동한다.


봉성 돼지숯불구이 전문식당 거리에는 옛 봉성현 관아의 문루인 봉서루(경북문화재 418호)가 돌거북과 나란히 있다. 봉서루는 봉성현 관아 건물의 일부다. 지역의 선비들이 교류하던 곳으로 구한말 지금의 위치로 옮겨 세웠다.


봉성현 인근 금륜봉을 뒤에 두고 객사와 아사 전면에 추봉루와 봉서루라는 두 건물이 있었던 것으로도 전해진다. 또한 예전 봉성현 소재지에는 자연적으로 조성된 연못과 인공으로 조성된 연못이 열 곳 이상 있었다 한다.


불과 물은 상극으로 물만 있으면 불이 자주 나게 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 예방책으로 물에 사는 거북을 상징하는 바위를 모시고 있었다. 그 기에 눌려 불의 화를 피할 수 있었다 한다. 봉성장터 앞에 있던 연못에는 십장생의 하나로 무병장수와 잡귀·잡신을 쫓는다는 돌거북이 있었다는 전설도 전해온다.


2005년 장터 정비 중 돌거북이 발견돼 전설의 내용이 역사적 사실로 나타났다. 이후 돌거북은 봉성장터에 안치되었다. 식사 후 역사적 장소를 돌아볼 수 있기에 좋다.


전통음식, 장터음식하면 국밥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봉화 봉성장터에는 천 년을 이어온 봉성 숯불돼지요리가 있기에 지역민이나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류중천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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