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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전선에 가연성 지붕… 포항 죽도시장 ‘큰 불’ 키울라

구경모기자
등록일 2023-12-21 20:32 게재일 2023-12-2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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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아케이드 지붕 화재 취약<br/>곳곳에 스티로폼 등 불법 적치물 <br/>소방로는 가판대·노점상이 점령<br/>소방시설도 부실… 대책마련 절실
포항 죽도시장이 거듭된 화재에도 불구하고 불이 잘 붙는 아케이드 지붕을 사용하는 등 대형화재에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죽도시장에 설치된 아케이드 지붕.

재래시장에서 화재가 일어나면 대형참사로 발전하는 일이 많았다. 더구나 소상공인들의 일상을 파괴하게 된다. 그때문에 화재 예방은 무엇보다 소중하다. 

동해안 대표 전통시장인 포항 죽도시장이 거듭된 화재에도 불구하고 불이 잘 붙는 아케이드 지붕을 사용하는 등 대형화재에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죽도시장의 아케이드 지붕은 열가소성 플라스틱 재질인 폴리카보네이트로 설치돼 있어 작은 화재라도 발생하면 불길이 겉잡을 수 없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지난해 12월 발생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도 플라스틱 재질 구조물에 의해 순식간에 대형 화재로 번졌다.


여기저기에 방치된 적치물들도 문제다.


21일 포항시에 따르면 죽도시장에는 현재 213개 건물에 1천300여 개 점포가 영업 중이다.


많은 인파들이 밀집돼 있음에도 불구, 화재 발생에 취약한 지붕과 더불어 불길을 키우는 폐비닐, 나무가판, 스티로폼 등의 불법 적치물들이 시장 곳곳에 무방비하게 노출돼 있다.


지난해 10월 대구 매천시장 화재 당시 스티로폼이 포함된 샌드위치 패널, 비닐 천막, 곳곳에 쌓여 있는 상자 등이 불을 키워 대형 화재로 번지기도 했다.


여기에다 시장 내부 소방로에 놓인 가판대와 노점상들도 화재 발생시 소방장비의 진입을 막아 초동진화의 장애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죽도시장 노후화된 전선들과 전기시설들도 시장 곳곳에 정비되지 않은 채 곳곳에 방치돼 있고, 골목 사이사이 안전 문제로 현재 사용 금지된 ‘고무관’을 가스통에 연결한 점포들도 많다.


실제 죽도시장은 노후화된 시설 탓에 지난 2012년과 2013년 불이 나 각각 1억8천만원과 1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고, 지난 2018년에도 상가 2곳이 불에 탔다.


포항북부소방서 관계자는 “도로를 따라 무질서하게 설치된 좌판과 차양막이 많아 비상시 소방차량 진입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재발생시 불을 끌 수 있는 소방시설도 미비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현재 죽도시장 큰 길에 위치한 아케이드 지붕에는 소방대원이 출동해 물을 쏴야 작동하는 ‘수동식’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수동 스프링클러는 불이 나면 자동으로 소방수가 나오는 자동 스프링클러에 비해 진화에 효율적이지 않다. 이마저도 시장 내 목조건물들과 가판대가 몰려있는 골목에는 설치돼 있지 않고, 시장 내부의 소방시설은 화재감지기, 소화기, 소방호스 등이 전부였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점포수가 워낙 많다 보니 소방시설 정비에 애를 먹고 있다”며 “아케이드 지붕은 현재 다른 대책이 없어 화재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경모기자 gk0906@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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