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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사회, 일으키는 교육

등록일 2023-10-18 19:14 게재일 2023-10-1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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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규열 전 한동대 교수
장규열 전 한동대 교수

마음이 무너지는 일들이 발생한다. 중학생이 40대 주부를 성폭행했다고 하고, 60대 의사가 병원 간호사 탈의실에 몰카를 설치했다는 게 아닌가. 동방예의지국을 들먹일 까닭은 이제 무너져버린 것일까. 사회의 맨 앞에 선 정치와 언론은 정치놀음과 정략다툼으로 날이 새는데, 건강한 사회를 향한 담론은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있는 것일까.

나라에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일까. 경제, 안보, 문화, 산업 등 수다한 과제들 가운데 우리가 쉽게 놓치는 명제가 있다.

교육. ‘백년대계(百年大計)’는 먼 앞날을 내다보며 일으키는 일인데, 오늘 우리는 어떤가. 국가 공동체는 지금 교육으로 다져야 할 내일을 생각하고 있는가. 아이들에게 넘겨줄 다음세상에서 ‘다음세대’가 자신있게 살아가도록 가르치는가. 내일을 고심하는 교육이 오늘 우리에게 있는가. 무엇을 어떻게 다르게 가르쳐야 내일은 오늘보다 나을까.

경쟁. 끝도 없는 경쟁. 적자생존과 약육강식으로 세상을 배웠다. 남을 이겨야만 성공하는 세상. 반목과 다툼이 일상이 되고 끝없는 비교만 넘치는 세상. 그런 끝에 만난 세상은 아름다운가. 이긴 자들이 과연 좋은 세상을 만들었는가. 주변의 모습에는 상처만 가득할 뿐, 행복한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경쟁’의 본 뜻을 바꾸어야 한다. 진정한 경쟁의 의미는 남보다 나를 이기는 게 아닌가. 남을 밟고 일어서는 영광이 아니라 나를 이겨 거뜬히 서는 보람이 아닐까. 진짜 성공은 나 자신을 이겨내는 데 있음을 깨우쳐야 한다. 부족함과 게으름을 스스로 이겨내는, 나 자신을 이기는 경쟁이야말로 거친 세상을 이기고 다음 세상을 준비하는 첩경이 아닐까.

선생님은 학생에게 누구인가. 끊임없이 응원하고 격려하여 더 나은 내일을 향하여 나아가도록 날마다 부추기는 이가 아닌가. 반면, 실수를 지적하고 점수와 등수를 매기며 부족함을 드러내고 부끄럽게 만들고 있지나 않은지 돌아보아야 한다. 학생이 오늘 무엇을 해도 ‘오늘의 최선’을 던졌음을 인정하고 그보다 더 잘하도록 이끌어주는 선생님이 그립지 않은가. 오늘 학생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며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당겨다 주는 선생님을 만나고 싶다. 배우려고 다가온 아이에게 모자란 부분만 탓하며 비난으로 가득한 하루를 만나게 한다면, 아이는 그날 무엇을 배우게 될까. 부정적 인성이 되어 자신과 주변을 어둡게하지 않을까. 교육은 함께 사는 공동체를 키워야 한다. 일등만 대접받는 세상은 좋은 세상이 아니다. 잘난 사람만 득을 보는 문화도 공평하지 못하다. 함께 사는 방법을 배워야 하고 서로를 포용하는 정신을 길러야 한다. 세상은 힘들고 거친 다툼의 장소가 아니라, 친절하고 따뜻하여 함께 사는 마음이 가득한 곳임을 가르쳐야 한다. 한 사람도 놓고가지 않는 학교를 구현해야 하며 모두 함께 즐거운 교육을 실천해야 한다.

나라의 백년을 준비하는 교육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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