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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배터리 양극재 수출로 중국이 돈 번다

이부용기자
등록일 2023-09-05 19:59 게재일 2023-09-0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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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58억달러 흑자 냈지만   <br/>  대중국 원료 적자는 51억달러<br/>  리튬·전구체 등 中 의존도 높아<br/>  한중 합작사 설립 움직임 ‘활발’

한국이 배터리 양극재 수출로 번 돈이 원료를 댄 중국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극재 제조용 원료 화합물의 자체적인 생산 능력 확보가 미국 IRA 대응은 물론 원가 절감을 위해서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5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지침이 우리나라 배터리 공급망에 미칠 영향’ 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의 이차전지 양극재 수출액이 74억9천만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6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의 양극재 수출은 2019∼2022년 연평균 77.7%의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양극재 수출이 늘어날수록 원료가 되는 리튬과 전구체 수입이 증가하는 무역 구조가 자리 잡으면서 리튬과 전구체 수입 대부분을 의존하는 중국에 대한 무역수지도 악화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리튬과 전구체 무역 적자는 각각 50억9천만달러, 21억7천만달러였다. 이중 대중국 무역적자는 각각 30억달러, 21억1천만달러에 달했다. 리튬 무역적자의 59%, 전구체 무역적자의 97%가 중국에서 났다.


상반기에만 양극재 수출로 58억1천만달러의 무역 흑자를 냈지만 약 88%에 해당하는 51억1천만달러가 리튬과 전구체 등 원료 화합물을 댄 중국으로 간 셈이다.


작년부터 중국에서 이차전지 제조용 화합물 수입이 폭증하면서 우리나라의 전체 대중 무역수지를 악화하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섞은 전구체에 투입해 삼원계 양극재를 만들 때 쓰는 리튬 화합물인 수산화리튬의 경우 대중 적자가 2021년 5억5천만달러에서 작년 32억1천만달러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 적자도 30억2천만달러로 집계돼 이런 추세대로라면 수산화리튬 단일 상품에서만 올해 60억달러 규모의 적자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중국에서 수입할 경우 해외 우려 기관(FEOC) 조건에 따라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오는 2025년부터 비율과 관계없이 배터리에 ‘해외 우려 기관’에서 조달한 핵심 광물을 써서는 안 된다. 미국 수출 우회로를 찾으려는 중국 기업과 안정적 원료 공급처가 필요한 한국 기업의 이해관계가 일치해 최근 국내에서 전구체 등 배터리 화합물 제조를 위한 한중 합작회사 설립 움직임이 활발한 것과 관련, 향후 미국 수출길이 막힐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무협은 미국의 IRA 시행이 초래한 배터리 공급망 재편이 당분간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인 우리나라에 배터리 업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장기적으로 경쟁국인 중국의 세계 진출 전략 강화와 미국의 자국배터리 산업 육성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부용기자 lby123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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