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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수만명 찾던 북부정류장, 대합실엔 6명 남짓

안병욱 인턴기자
등록일 2023-08-28 20:00 게재일 2023-08-2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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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텅 빈 대구 북부정류장<br/>2016년 동대구터미널 조성 이후<br/>줄어든 승객에 운행 횟수도 감소<br/>어둡고 낡은 건물·썰렁한 매표소<br/>문닫은 편의시설 많아 불편 가중<br/>영남·충주행 버스 하루 90회 운행<br/>세월의 무게 못견디고 명맥만 유지
지난 22일 오전 대구북부정류장 승차장에 안동행 버스가 츨발 대기중이지만 버스 승강장 대부분이 비어 있다. /안병욱 인턴기자
대구 북부정류장이 승객 급감과 버스노선 대폭 축소로 정류장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

대구 북부정류장은 지난 2016년 동대구복합터미널이 생긴 후 급속도로 고객이 줄면서 노선 버스 운행횟수를 대폭 줄였다. 건물은 낡았고, 편의시설은 태부족이다. 리모델링 계획 역시 제대로 세워지지 않아 이용객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여파로 운행 횟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노선 정보 제공 역시 원할치 못해 이용객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인근 상권 역시 그 여파를 피하지 못하고 대부분 문을 닫았거나 손님이 거의 없어 개점휴업 상태다.

지난 22일 오전 10시 30분쯤 대구 서구 비산동의 북부정류장 승차장.

정류장 대합실에는 내부 맞이방에 6∼7명 남짓의 승객들이 TV 앞 의자에 앉아 시외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간혹 ATM기를 이용하기 위해 정류장을 찾은 인근 주민들 외에는 이용객이 없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였다.

또 정류장 내부 상가의 4∼5곳 점포는 모두 문이 닫혀 있었고 매표소도 썰렁했다. 키오스크가 매표업무를 대신한 지 오래라 안내직원 한 사람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날 상주행 버스를 기다리던 승객 정강민(25·서구 평리동) 씨는 “건물도 낡은데다 조명도 어둑해서 영업을 안 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정 씨는 “출발 전 인터넷으로 버스 티켓을 예매하려 했으나 시간이 틀려 현장 구매 후 기다리고 있다”면서 “기다리는 동안 무더위에 음료수를 사려 해도 문을 연 매장이 없어 너무 불편하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버스운행 시간을 착각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정류장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운행·노선 검색표를 확인할 수 없고 인터넷 일부 개인 블로그 등에 올려진 정보는 실제 버스 운행 시간표와는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인터넷 블로그 정보에 의존해 북부정류장을 찾은 많은 이용객들이 낭패를 당하고 있다. 실제 공식 홈페이지에는 예매가 가능한 시간만 확인할 수 있었다.

30~40년 전 경북 북부지역과 강원, 서울·경기 지역으로 가려는 이용객들과 대구 도착 승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던 북부정류장이 세월의 뒤안길로 점점 사라지고 있다. 승용차 보급 확대에 따른 이용객 급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하루 수만 명까지 유동인구가 넘쳐나던 이곳 북부정류장이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운송업계 관계자는 “북부정류장 인근 상권은 코로나 사태에 즈음한 3∼4년 전부터 거의 문을 닫았다“면서 “건물 리모델링 등 획기적으로 정류장을 활성화 하지 않는다면 현 상황을 벗어나긴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대구 북부정류장에서는 하루 기준 인천공항행과 원주·강릉·태백 등 강원권, 상주·의성 등 영남권, 충주 등으로 가는 약 90회 노선버스가 운행 중이다.

/안병욱 인턴기자 eric4004@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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