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노인폄하 후폭풍… 민주 ‘상처 달래기’ vs 국힘 ‘구애 굳히기’

김영태기자
등록일 2023-08-03 19:11 게재일 2023-08-04 3면
스크랩버튼
野, 노인회 방문 머리 숙이고 위로<br/>與, 경로당 냉방비 지원 깜짝 발표<br/>벌써 내년 총선 노인 표심 확보전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하 발언 논란을 계기로 여야가 상반된 노년층 구애 전략을 펴고 있다.

민주당은 노년층 달래기에 나서는가 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여론전을 통해 노년층을 향한 구애에 진력하는 모습이다.


내년 총선까지 8개월이 남았지만, 1천만 명에 달하는 노인 표심을 확보하기 위한 여야 간 신경전이 조기 과열되는 양상을 보인다.


민주당은 ‘초비상’이다. 당 일각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지난 2004년 정동영 대선후보의 ‘노인 비하’ 발언 트라우마를 상기하는 등 당내 공기도 심상찮게 돌아가고 있다. 지도부는 ‘후폭풍’을 최소화화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며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위원장의 즉각적인 사과가 이뤄지지 않자 지도부가 전날 대한노인회를 찾아 ‘대리 사과’한 데 이어 이날도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 지도부가 재차 노인회를 방문했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에서 가끔 막말로 뜻하지 않게 상처를 주는 발언이 나와서 저희로서도 당황스럽고 안타깝기도 하다”고 머리를 숙였다.


논란의 당사자인 김은경 혁신위원장도 발언 나흘만에 “어르신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점에 대해 더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대한노인회를 직접 찾아가 머리를 조아렸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민주당은 노년층 지원을 위한 각종 법안과 정책 추진 계획을 강조하고 나섰다.


심지어 노인 단체들이 줄곧 요구해 온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 확대안’은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대표의 공약이기도 했던 만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임플란트나 인공눈물 문제들은 저희가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 풀도록 하겠다”면서 “관련 법안을 당 대표와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날 경로당을 찾아 노년층 구애에 나섰다.


윤재옥 원내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서울의 한 경로당을 방문해 전국 경로당에 10만 원씩 냉방비 특별지원을 ‘깜짝’ 발표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우리가 경제 규모가 상당히 커졌다고는 하지만, 어르신들이나 사회적으로어려운 분들을 촘촘히 챙기는 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며 “어르신들을 비롯해 사회복지 분야에 사각지대 생기지 않게 관심을 더 가지겠다”고 강조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도 페이스북에서 “어르신들의 안부도 여쭙고 경로당 이용에 불편함은 없는지 살피러 왔다”면서 지역 경로당 방문과 배식 봉사 활동 계획을 알렸다.


국민의힘은 이날 경로당 방문 일정에서 지도부는 일절 민주당을 언급하는 발언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이날 행사를 계기로 자연스럽게 ‘국민의힘=노인 공경’, ‘민주당=노인 폄하’라는 구도를 형성하려는 행보로 읽혀지기도 했다.


실제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패륜 정당’이라고 비난하는 등 이번 논란에 따른 반사 이익을 챙기기 위한 여론전도 병행하는 모습이다.


오전 최고위원 회의가 열린 당 대표실엔 ‘민주당의 혁신=현대판 고려장’이라는 문구의 뒷걸개가 걸렸고 회의에서도 “민주당은 노인 폄하 발언을 반복하는 치유할 수 없는 습관이 있는 정당이 아닌지 묻게 된다(윤재옥 원내대표)”,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노인 세대를 폄하하는 패륜(장예찬 청년 최고위원)”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정치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